'전두환 비석 밟더니 찬양하냐' 비판에, 이재명 "흑백논리, 심각한 병폐"

손덕호 기자 2021. 12. 12. 1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을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강하게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반박했다.

이 발언에 대해 정의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전두환은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했다'고 말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일부만 똑 떼서 정치적 공격, 바람직 않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2일 ‘전두환 경제 성과’ 발언을 국민의힘과 정의당이 강하게 비판하는 것과 관련해 “우리사회의 가장 심각한 병폐가 흑백논리, 진영논리”라며 반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월 22일 오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구묘역(민족민주열사묘역)을 참배하기 위해 입장하며, 묘역 입구 땅에 박힌 전두환 비석을 밟고 서 있다. 이 후보는 주변에 "윤석열 후보도 여기 왔었느냐"고 물은 후 "왔어도 존경하는 분이니 (비석은) 못 밟았겠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북 김천시 추풍령휴게소에 있는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야권의 비판에 대해 “우리 편이면 다 옳고 상대 진영이면 다 그르다, 오로지 흑 아니면 백만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그는 “다원적이고 실용적인 사회로 가려면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는 게 중요하다”며 “최근에 나온 논의를 보면 너무 진영논리에 빠져 있는 사실 자체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있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면 사회가 불합리함에 빠져들게 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고(故)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중대범죄를 저지른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라며 “지금도 공소시효 제도를 폐지해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후보는 전두환 정권에 대해 “모든 게 100% 다 잘못됐다고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을 수 있다”며 “그 중 하나가 3저 호황을 놓치지 않고 능력 있는 관료에 맡겨 경제가 성장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일부만 똑 떼서 정치적인 공격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11일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를 마친 뒤 걸어 나오고 있다. 윤 후보는 이날 5·18 민주묘지 추모탑에 헌화·분향하려 했으나 반대하는 시민들에 가로막혀 추모탑 입구에서 묵념으로 참배를 대신했다. /연합뉴스

이 후보는 전날 보수 진영이 배출한 전직 대통령의 이름을 줄줄이 열거하며 “모든 정치인은 공과(功過)가 공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전두환이 3저 호황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건 성과인 게 맞는다”면서 “그러나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서될 수 없는, 결코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중대범죄다. 그래서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했다.

이 발언에 대해 정의당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전두환은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 잘했다’고 말한 것과 무슨 차이가 있냐”고 했다. 심상정 대선 후보는 “전두환을 재평가하려는 자가 전두환”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황규환 선대위 대변인도 논평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이 후보가 맞는지 눈을 의심케 한다”고 했다. 그는 “아무리 표가 급하다 한들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부정도 서슴지 않는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전두환) 비석 밟고 그 난리를 치더니, 전두환 찬양도 내로남불”이라고 했다. 이어 “고향인 대구·경북(TK)에서 표 좀 얻어보려고 ‘내가 전두환 비석을 밟으니 정말로 전두환을 싫어하는 줄 알았지요? 사실 내가 민주당 후보라 입으로는 전두환이 싫다고 얘기해도,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그분의 업적을 평가하고 있어요’, 이 얘기를 한 것”이라고 했다.

그는 “슬쩍 자기변명이 깔려 있다”며 “전두환의 도덕성을 칭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그런데 그게 꼭 이 후보 자신을 닮았다. ‘나도 전두환처럼 경제는 살릴 수 있다’, 그 얘기”라고 적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