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강남·꺾이는 강북" 집값 조정 국면에 '부동산 양극화'

이승엽 2021. 12.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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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서울과 수도권, 지방 가릴 것 없이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

하지만 '강남4구' 등 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는 견고하게 버티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지역은 하락 거래가 연이어 나오는 등 지역별 양상은 제각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노도강은 최근 1, 2년간 다른 지역보다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졌고, 대출 규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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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중저가·외곽부터 상승률 둔화
강남 주요 단지는 '신고가' 경신 행진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시내 고층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서울과 수도권, 지방 가릴 것 없이 부동산 시장이 움츠러들고 있다. 하지만 '강남4구' 등 서울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는 견고하게 버티고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중저가 지역은 하락 거래가 연이어 나오는 등 지역별 양상은 제각각이다. 집값 조정 국면에서도 부동산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가 아파트 밀집 강남권은 '철옹성'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0.10%를 기록했다. 지난 9월 둘째 주(0.40%) 이후 두 달 넘게 오름폭이 줄었고 특히 강북구(0.01%)와 관악구(0.01%), 동대문구(0.02%)와 금천구(0.04%) 등 외곽지역 중저가 단지를 중심으로 둔화세가 확연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등록된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전용면적 114㎡는 지난 9월 9억8,5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초 8억9,900만 원까지 떨어졌다.

서울에서 집값 상승률이 가장 가팔랐던 노원구도 상승률이 0.07%까지 내려오는 등 시장이 급랭하고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3단지 전용 59㎡의 경우 올해 2월 9억 원에 팔렸지만 5월 8억 원, 지난달 7억6,000만 원으로 가격이 하락했다. 상계주공6단지 전용 58㎡는 9월 9억4,000만 원에서 한 달 만에 8,000만 원 낮은 8억6,000만 원에 손바뀜했다.

반면 용산구(0.22%), 서초구(0.19%), 강남구(0.14%), 송파구(0.14%), 강동구(0.13%) 등 초고가 단지들은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상승률이 가장 고점이었던 지난 8월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다.

주요 재건축 아파트와 초고가 아파트 단지는 전국적인 조정 국면에서도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는 최근 전용 84㎡가 신고가인 45억 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15일 28억2,000만 원에 주인이 바뀌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최고가보다 4,000만 원이 올랐다.

서울 올 하반기 아파트값 상승률. 그래픽=강준구 기자

대출 규제가 외곽·중저가 지역에 더 큰 영향

이런 흐름은 대출 의존도가 높은 중저가 아파트에서 규제 효과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강남권의 15억 원 이상 아파트는 애초 대출이 불가능했던 탓에 현금이 많은 고액자산가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다. 또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중과 등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이 커지면서 고가 단지의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이어지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노도강은 최근 1, 2년간 다른 지역보다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 실수요자의 부담이 커졌고, 대출 규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양극화는 민간 통계에서 더 뚜렷이 나타난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이달 6일 기준 서초구는 일주일 사이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0.37% 상승했다. 세 달 전인 9월 둘째 주(0.42%) 상승률과 비교해 고작 0.05%포인트 차이다. 강동구(0.39%)는 9월(0.18%)보다 오히려 두 배 가까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노원구(0.65→0.01%)와 은평구(0.62→0.16%), 강서구(0.65→0.15%)는 상승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고가·역세권·브랜드·대단지 위주로 선호 심리가 커지고 있다"며 "한동안 양극화는 더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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