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의 역설.. 고가보다 저가 아파트 '직격탄'
9억 초과 물건 거래 6%P 증가
15억 초과 아파트도 되레 늘어
9억 이하 거래는 58%→ 51%로
서민·중산층 아파트 매입 막혀
종부세 등 각종 보유세 부담에
'똘똘한 한 채' 선호도 높아져
12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본격적으로 강화하기 시작한 올해 8월 이후 지난달 말까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신고 건수는 이날 기준 총 1만489건으로 집계됐다. 직전 4개월(4∼7월)간 1만7663건에 비해 7000건 이상 감소한 수치다.
고가 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간 격차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의 월간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상위 20% 평균 아파트값(3.3㎡당)은 2488만2000원으로, 전월(2442만8000원) 대비 45만4000원 올랐다. 반면 하위 20% 평균 아파트값은 같은 기간 889만2000원에서 879만6000원으로 감소했다. 상위 20%(5분위) 평균값을 하위 20%(1분위) 평균값으로 나눈 5분위 배율도 2.7에서 2.8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고가 주택과 저가주택 간 양극화 현상은 한층 더 심화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 관련 규제가 대부분 다주택자를 향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현상을 오히려 부추긴다는 이유에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데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강남권 집값이 계속 치솟고 있다”면서 “어차피 15억원 초과 고가주택은 2019년부터 대출이 안 됐기 때문에 앞으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이 이어지더라도 영향이 없다”고 분석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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