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비석 밟은 이재명, TK 찾아 "전두환, 경제 성과"

성승훈 2021. 12. 1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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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선 때리더니 대구 찾아 옹호발언 논란
李 "경북은 내가 묻힐 곳
당 아니라 사람 봐달라"며
박정희·전두환 공과 언급
野 "자기부정 서슴지 않아"
심상정 "尹과 무슨 차이냐"
李 "빨간색 찍어 TK 망해"
지역발언도 비판 도마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지난 10월 22일 광주 5·18 묘역 방문 당시 `전두환 비석`을 밟고 있는 모습. [매경DB]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전두환 비석'을 밟았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구·경북(TK) 방문에서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공과가 공존한다"며 상반된 평가를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12일 이 후보는 TK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 중에 기자간담회를 열어 "전두환 씨가 3저(저금리·저유가·저달러) 호황 기회를 놓치지 않고 능력 있는 관료를 선별한 덕분에 경제가 성장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TK 지역 표심을 얻는 동시에 친성장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행보로 해석됐지만 전 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던 것과는 대조를 이뤘다. 이 후보는 "전씨는 역사적 중대범죄를 저질러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며 공소시효·소멸시효 제도를 폐지해서라도 처벌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으나 논란은 가시지 않았다. 국민의힘·정의당의 비판에는 즉각 반박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전두환 비석까지 밟으며 조롱했던 이 후보"라며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자기 부정을 서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는 윤석열, 전두환이 경제는 잘했다는 이재명"이라며 "얘기만 종합하면 전씨는 국립묘지로 옮겨야 할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 후보는 "진영 논리에 빠져서 있는 사실 자체도 부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일부만 떼서 정치적 공격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맞받아쳤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대구·경북(TK) 지역을 방문하는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 사흘째인 12일 경북 예천군 예천읍 상설시장을 방문해 부인 김혜경 씨와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 후보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도 언급했다. 그는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 박정희"라며 "산업화를 통해 (한국을) 경제대국으로 만들었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 후보는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이 설립한 구미 금오공대를 찾은 데 이어 12일에는 추풍령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찾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광주·전남에서 이틀 일정을 소화했던 것과 비중이 같다. 이 후보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재명의) 에너지 고속도로는 박정희 시대의 산업화 고속도로, 김대중 시대의 정보화 고속도로에 버금가는 새로운 산업 체제의 상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계승 의지를 밝혔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선 "농지개혁을 통해 논밭을 농사짓는 사람이 갖도록 만들고, 경자유전 원칙을 헌법에 넣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6·25전쟁 때 대구까지 도망갔다가 너무 멀리 왔다 싶어 대전에 돌아와 서울시민에게 방송했다"며 "한강 철교도 폭파해 서울시민은 피난을 못 가서 인민군 치하에 들어가 협조했는데 수복 뒤에는 부역했다며 전부 총살했다"고 비판도 함께 내놨다. 이 후보의 TK 지역 발언 역시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이 후보는 경북 예천 상설시장을 방문해 "제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면 묻힐 곳, 어머니와 아버님이 묻혀 계신 곳이 TK"라며 "당이 아니라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또 "여태까지 빨간색(국민의힘)을 찍었는데 TK가 솔직히 망했지 않느냐"고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측에서는 "TK 시민 모욕이며 지역 비하이고 망국적 갈라치기"라고 반박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이 후보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지난 11일 이 후보는 안동MBC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사법적 판단을 받고 복역 중인 분에 대해 공과를 평가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사면은 대통령의 통치권 행사에 해당되는 부분이고 국민적 합의를 따라야 한다"며 "본인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발언이 없는 상태에선 시기상조 아니겠냐"고 말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공격 강도를 더욱 높였다. 이 후보는 "야당이 100조원을 지원하자고 했으니 포퓰리즘 소리는 못할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동의하지 않으면 거짓말로 국민 주권을 사기 쳐 편취하는 정치 사기 집단 상습범임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종전선언에 회의적인 의견을 낸 것에 대해서는 "(종전선언 반대로) 친일파를 해도 좋지만 결과가 안보를 위협하고 국익을 해친다면 반역행위"라고 지적했다.

[칠곡·안동·김천 = 성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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