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제 됐다" 최용수 감독, 마사 덕분에 더 뜨거웠던 승강 PO
[스포츠경향]
12일 끝난 2021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는 대전하나시티즌 일본인 선수 마사(26) 시리즈였다. 마사는 공교롭게도 승강 PO에서 만난 두 팀 모두에서 뛰었다. 대전은 현재 소속팀이고, 강원FC는 앞서 마사를 임대보낸 팀이다.
마사는 시즌 막판 한국어 인터뷰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 10월 안산 그리너스와의 리그 경기에서 첫 해트트릭을 달성한 그는 다소 서툰 한국말이지만 또박또박 “나는 실패한 축구선수였다. 하지만 (축구에서는)오늘처럼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경기가 있다. 승격에도 인생을 걸겠다”는 굳은 각오를 밝히며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마사는 올 시즌 대전의 팀 내 최다골(9골)을 넣어 팀의 승강 PO행을 이끌었다. 승강 PO 1차전에서는 이현식의 결승골을 연결하는 패스를 하기도 했다. 마침 이현식도 강원에서 이적한 선수였다. 마사는 1차전 승리 뒤 인터뷰에서 “2차전도 압도적으로 승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렇지만 마사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대전은 승강 PO 2차전에서 강원에 1-4로 역전패, 합계 2-4로 승격 기회를 놓쳤다. 마사는 이날 상대 집중 견제에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후반 34분에는 상대 골문이 비어 있는 상황에서 시도한 로빙 슛이 벗어나며 고개를 떨궜다.
일본 J리그에서도 뛴 강원 최용수 감독은 경기 직후 마사에게 다가가 일본어로 직접 위로하기도 했다. 최 감독은 마사에게 어떤 말을 했는지 묻는 질문에 “우리 팀(강원)에서 왜 나가게 됐는지를 물었다. 그리고 몸관리를 잘해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보라”고 했다.
그러면서 뭔가 생각난 듯 “압도적으로 이기겠다”는 마사의 발언이 자극제가 됐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마사가 우리를 압도한다고 했는데, 그건 그 친구의 실수라고 생각한다. 다들 알다시피 축구에서는 압도적인 경기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이날 골을 넣은 강원의 한국영도 “나도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벨기에전을 앞두고 ‘축구 인생을 걸겠다’는 인터뷰를 했었다. 그런데 축구를 해보니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으로 신경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사는 승격 꿈을 이루지 못한채 쓸쓸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마사의 도전은 실패가 아닌 진행중이다. 대전 응원석에는 마사가 말한 “승격, 그거 인생걸고 합시다”는 플래카드가 크게 걸려 있었다. 대전팬들도 올 겨울 축구 이상의 메시지로 뜨거운 겨울을 보내게 해준 마사에게 큰 박수를 보냈다.
강릉|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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