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뉴욕 캠퍼스 생긴다..교포 부동산 사업가의 통큰 기부

송경은 2021. 12. 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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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대학 최초 美캠퍼스 개척
교포부동산사업가 배희남 회장
1만평 토지·건물 기부하기로
2~3년내 용지매입후 인가추진
인재육성 넘어 창업거점 역할
실리콘밸리 캠퍼스도 검토중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만난 이광형 KAIST 총장(왼쪽)과 한인 교포 사업가 배희남 빅투자그룹 회장이 KAIST 뉴욕 글로벌 캠퍼스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AIST]
올해로 설립 50주년을 맞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한인 동포 사업가에게서 수백억 원 상당의 학교 용지와 건물을 기부받아 미국 뉴욕에 글로벌 캠퍼스 설립을 추진한다. 이를 토대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고 KAIST의 우수한 공학 분야 연구 역량을 세계로 확장하는 한편, 한국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와 세계 시장에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온라인 영상 기자회견을 열고 "뉴욕에 한국 KAIST 학생들과 현지에서 선발한 학생들이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글로벌 캠퍼스를 열겠다"며 "우선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뉴욕에서 승부를 본 뒤 궁극적으로 실리콘밸리 캠퍼스까지 설립하기 위한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학이 해외에 글로벌 캠퍼스를 설립하겠다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이 총장은 뉴욕 부동산 업체인 빅투자그룹의 배희남 회장(75)과 함께 KAIST 뉴욕 글로벌 캠퍼스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배 회장은 뉴욕시 내 약 1만평(3만3000㎡) 상당의 캠퍼스 용지와 건물을 매입해 제공하기로 했다. KAIST는 내년 캠퍼스 위치를 확정해 토지·건물 매입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총장은 "리모델링 공사와 정부 협의, 미국 교육기관 설립 승인 등을 거쳐 실제 캠퍼스가 문을 열기까지는 2~3년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두 사람은 앞서 두 군데 유력한 예비 후보지까지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회장은 "한 곳은 뉴욕 롱아일랜드의 5년 전 문을 닫은 학교 용지(약 9만3000㎡)이고, 다른 한 곳은 스태튼아일랜드에 있는 용지(약 3만6000㎡)"라고 밝혔다. 학교 용지와 비슷한 규모의 서울 외곽 부동산 가격을 감안하면 배 회장의 기부액은 수백억 원대가 될 것이라는 게 KAIST 측 설명이다.

배 회장은 연세대 신학과를 졸업하고 1981년 미국으로 이민한 뒤 1995년부터 부동산 투자로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 현재 그가 뉴욕에 소유한 건물만 20여 동에 이를 정도다. 글로벌 인재 양성 사업을 추진하는 글로벌리더십재단(GLF)의 회장이기도 한 배 회장은 "한국 청년들이 한국에만 머물지 말고 세계로 나가 경쟁하고 세계를 이끌어 나아가는 리더가 되도록 교육해야 한다"며 "지난달 이 총장이 뉴욕을 방문했을 때 만나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런 이상과 목표가 서로 맞아 뜻깊은 사업에 동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AIST는 한국 학생들을 뉴욕 캠퍼스에 보내 견문을 넓히는 한편, 미국 대학 입시 절차를 통해 현지 학생을 선발해 30개의 특화된 학과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총장은 "인공지능(AI), 바이오공학, 금융공학, 문화기술 등 KAIST가 강점을 지닌 분야와 미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중점적으로 학과를 개설할 예정"이라며 "초기에는 현지 선발 학생 100~200명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KAIST가 공학 분야에서는 코넬대, 컬럼비아대, 뉴욕대 등 현지 유명 대학보다 월등히 우수하기 때문에 충분한 경쟁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KAIST는 뉴욕 캠퍼스를 통해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한국 주도의 국제 공동연구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 청년들의 창업과 나스닥 상장을 지원하는 역할도 맡는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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