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2의 바다이야기 우려"..국내 1호 '돈버는 게임' 퇴출 수순

황순민 2021. 12. 12.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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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7만명몰린 '무돌삼국지'
규제당국, 등급분류 취소 결론
사행성 vs 과잉규제 갈등예고

17만명이 몰릴 만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국내 첫 '돈 버는(P2E)' 게임에 대해 규제당국이 시장(앱마켓)에서 퇴출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관련 조치에 돌입했다. 현행법상 P2E 게임은 사행성과 불투명성에 대한 우려 등으로 국내 유통이 금지돼 있어 해당 게임은 출시와 함께 논란을 몰고 왔다. 이번 조치로 인해 전 세계적 열풍으로 떠오른 P2E 게임 산업의 국내 확산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0일 내부 회의체를 열고 최근 국내 시장에 출시된 블록체인 기반 '무한돌파 삼국지 리버스'(무돌 삼국지) 게임에 대해 '등급분류 결정 취소'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임사 등급분류 취소 통보와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 이후 해당 게임이 앱마켓(구글플레이·iOS)에서 퇴출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조사 결과 위법 사항이 판단돼 직권 재분류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앞서 게임물관리위가 모니터링을 진행하는 동안 무돌 삼국지 게임 이용자 수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3000여 명에 불과했던 무돌 삼국지의 하루 활성 사용자 수(DAU)는 지난 6일 17만명을 돌파했다.

인기의 가장 큰 요인은 '돈을 버는' 구조에 있다는 분석이다. 해당 게임에서는 매일 임무를 부여하고 이를 완료하면 코인(무돌 코인)을 지급하고 있다. 퀘스트를 10개 완료하면 매일 50개의 코인을 획득하는 식이다. 이렇게 획득한 코인은 클레이스왑을 통해 빗썸 등에 상장된 클레이(KLAY)로 교환할 수 있고, 이를 다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원화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규제당국과 게임업계는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메타버스의 게임법 적용 여부, P2E 게임의 국내 허용 여부 등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검증되지 않은 게임들이 규제 사각지대를 틈타 잇달아 출시될 경우 P2E 게임 자체가 사행과 사기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게 규제당국의 우려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 회장은 "게임에 대한 정보와 코인에 대한 수요·공급까지 게임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구조에서는 제2의 바다이야기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게임업계는 규제가 혁신을 막아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게임 시장이 P2E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이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일단 먼저 서비스를 출시하고 사행성 논란 등 문제가 없을 경우 규제 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황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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