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정 다큐' 하스켈 감독 "그에겐 불과 바람이 같이 있어"

임석규 2021. 12. 12.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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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강한 피아니스트 임현정(35)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프랑스 공영방송 지원으로 제작된다.

촬영차 한국을 찾은 스테판 하스켈(54) 감독과 피아니스트 임현정을 지난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임현정은 "하스켈 감독이 영성에 아주 관심이 많더라. 내게도 그런 부분에 꽂힌 것 같다"며 "예술이야말로 영혼의 언어 아닌가. 내겐 음악도 영성을 추구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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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임현정 다큐' 한국 등 3개국서 촬영중
내년 여름 완성..프랑스 공영채널 방영·극장 개봉
프랑스 공영방송의 지원을 받아 피아니스트 임현정의 음악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 위해 방한한 스테판 하스켈(54) 감독. 하스켈 제공

개성 강한 피아니스트 임현정(35)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프랑스 공영방송 지원으로 제작된다.

촬영차 한국을 찾은 스테판 하스켈(54) 감독과 피아니스트 임현정을 지난 8일 서울 예술의전당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하스켈은 요가에 관한 다큐멘터리 <드부>(Debout)로 이름이 알려졌다.

임현정이 쓴 책 <침묵의 소리>가 다큐멘터리 제작의 계기가 됐다. 책은 2016년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됐다. 유수의 출판사인 ‘알뱅미셸’에서 펴냈다. 자전적 에세이인데, 음악과 영성(spirituality)에 관한 얘기를 다룬 책이다. 하스켈은 2017년 파리의 한 서점에 들렀다가 ‘영성 파트’에 꽂혀 있던 이 책을 집어 들었다. 때마침 영성과 소리에 관한 작품을 찍던 중이었다. “작곡가의 슬픔과 고통, 환희와 행복을 심장으로 느끼면서 탐구하고 연주해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다.” 그가 다큐멘터리를 찍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였다. 다큐멘터리 제목도 ‘침묵의 소리’다.

하스켈은 2019년 당시 스위스에 살고 있던 임현정을 찾아가 촬영에 나섰다. 그 뒤 임현정은 한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겼다. 바로 달려가고 싶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쉽지 않았다. 결국 한국 촬영은 1년 늦어졌다.

피아니스트 임현정이 지난 5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프란츠 리스트의 ‘초절기교 연습곡’을 연주하고 있다. 다나기획사 제공

지난 2일 입국한 하스켈은 울산, 대구, 광주, 안양, 서울 등지로 바삐 움직였다. <교육방송>(EBS) 라디오 출연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전곡 독주회, 서울대 강연과 예술고등학교 마스터클래스, 임현정의 모교인 안양 만안초등학교, 임현정이 창립한 인터스텔라 오케스트라 리허설 현장 등을 함께 다니며 밀착해 촬영했다. 임현정이 공부했던 프랑스 콩피에뉴 음악원과 루앙 국립음악원 등에서도 촬영이 진행된다. 스위스, 프랑스, 한국 등 3개국 촬영인 셈이다.

하스켈은 요가를 접하면서 영성에 눈을 떴다고 했다. “소리와 음악이야말로 영성에 이르는 문이다. 위대한 작곡가들이 음악을 통해 초월적 차원에 도달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롭다.” 그에겐 임현정의 행로도 “자신만의 길을 가면서 도그마, 고정 관념과 싸워 영성에 도달하려 애쓰는 모습”으로 비쳤다. “책에서 읽었던 그대로의 모습이다. 활동적 에너지가 아주 많은 반면에 자아와 내면을 깊이 관찰하는 것 같다. 불과 바람의 에너지가 함께하는 사람 아닐까.” 하스켈이 가까이에서 관찰한 임현정의 모습은 “극과 극이 공존하는 사람”이었다.

임현정이 지난 8일 예술의전당에서 인터뷰하는 모습. 다나기획사 제공

내년 여름 작품이 완성되면 프랑스 공영 채널 <프랑스3>과 <테베5 몽드>를 통해 방영된다. 영화관과 온라인 플랫폼 배급도 예정돼 있다. 하스켈은 “이 작품이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다. 그렇게 만들려고 한다”고 했다.

임현정은 통상적인 피아니스트들과 다른 독특한 경로를 걸어왔다. 국제 콩쿠르엔 나간 적도 없다. 그의 연주 또한 국내 평론가들 사이에 논쟁이 일 정도로 독특한 개성을 빚어낸다. 2012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32곡) 음반을 명문 레이블 이엠아이(EMI)를 통해 내면서 이름을 떨쳤다. 임현정은 “하스켈 감독이 영성에 아주 관심이 많더라. 내게도 그런 부분에 꽂힌 것 같다”며 “예술이야말로 영혼의 언어 아닌가. 내겐 음악도 영성을 추구하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말했다.

임석규 기자 sk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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