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상속·유니콘 자문..회계법인의 변신

김명환 2021. 12. 12. 17: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삼일 삼정 한영 안진 등 빅4
신외감법 도입이후 영역확장
중소법인 못하는 신사업 개척
ESG 물론 사이버보안도 관심
자문·딜 영업에도 역량 쏟아
신(新)외부감사법 도입 이후 회계법인의 변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회계감사 업무를 뛰어넘는 사업영토 확장의 선봉에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한영·안진)이 자리 잡고 있다. 주기적 지정감사제 도입으로 빅4에 쏠려 있던 회계감사 업무가 중견·중소 회계법인에 골고루 돌아간 것이 신사업 발굴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해당 분야를 고집하기보다는 업계에서 선도적 역량을 지닌 이들 기업이 전 세계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재무·세무적 서비스 확장을 꾀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는 김영식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이 "대형 회계법인들의 통 큰 양보로 기존 서비스 가운데 중소 회계법인 등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이전하고, (대형 회계법인들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업계 파이를 키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기업상속승계(EPB) 자문, 유니콘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스타트업 기업) 지원, 사이버 보안 서비스 제공 등이 회계법인에 새로운 먹거리로 등장했다.

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은 올해 산업·경영계에서 새롭게 떠오르는 핵심 어젠다를 몇 가지로 추려 '플랫폼' 조직을 꾸렸다. 이슈별 대응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트렌드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도 전문성을 갖춘 조직 형태를 만든 것이다. 이들 중 최근 조직된 곳이 기업상속승계와 유니콘 지원 플랫폼이다. 기업상속승계 플랫폼은 회계법인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딜 운용 조직을 꾸리다가 아예 단독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중견·중소기업의 인수·합병(M&A) 등 업무를 도우며 쌓은 노하우를 통해 이들 기업의 상속·승계, 운영전략 등을 지원할 역량을 갖춘 것이다. 삼일회계법인 관계자는 "사업 가치 창출, 성장전략, 리스크 관리, 기업 문화 구축 등 영역을 포괄적으로 지원한다"며 "경영 승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성장하기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오너십 기반 서비스"라고 설명했다.

유니콘기업 지원도 삼일회계법인이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업무 분야다. 삼일회계법인은 쿠팡을 초창기부터 외부 회계감사법인으로 맡아 성장 과정을 지켜봤다. 대형 회계법인이 소규모 스타트업 시절부터 회계감사 파트너로 일하면서 문제없는 성장이 가능하게 된 셈이다. 미국 증시 상장까지 성공적으로 이뤄내면서 해외 진출을 노리는 유니콘기업에 대형 회계법인에 대한 매력도를 높였다.

대형 회계법인에서 전개하는 색다른 사업으로는 사이버 보안이 있다. 안진회계법인은 올해 화이트해커를 포함해 정보보안 인력을 17% 늘렸다. 사이버 보안은 빅4 회계법인 중 유일하게 별도 사업조직으로 운영되는 리스크자문본부 업무 중 하나다.

마경일 안진회계법인 리스크자문본부 시니어 매니저는 "리스크자문본부는 기업의 사이버 보안정책을 수립하고 정보보호 자문을 수행하는 곳"이라며 "정보보안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실제 해커가 사용하는 도구와 기법을 사용해 모의 해킹을 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취약점을 제거하는 업무를 한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멤버십인 딜로이트가 전 세계 정보보호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릴 정도여서 안진회계법인 역시 관련 조직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최근에 와서는 더욱 힘을 싣는 모양새다.

한영회계법인은 최근 산업계 최대 화두인 ESG 경영(환경·책임·투명경영)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관련 전문조직을 'ESG 임팩트 허브'라는 이름으로 꾸렸다. ESG 임팩트 허브는 ESG 규제 대응, 투자자문, 비재무공시체계, M&A 및 신시장 개척, 비즈니스 모델 개발 등 자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정회계법인은 올해 M&A 전문가들의 집단지성을 모은 'M&A센터'를 출범했다. M&A센터는 파트너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32명이 시장 매물, 투자 기회 정보를 공유하고 대형 퍼블릭 딜 동향과 성공전략을 분석하는 조직이다.

[김명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