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새만금투자 정부가 앞장서야 민간도 나설것

김동은 2021. 12. 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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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재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동북아 신산업 중심지' 조성에
총 투자금 23조원 유치 필요
정부 적극적 SOC 개발없이
민간 투자 이끌어 내기 어려워
새만금 성공, 차기정부에 달려
"차기 정부가 서해안 지역 개발을 위해 새만금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래야 민간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새만금을 동북아의 새로운 그린산업 거점으로 육성할 수 있습니다."

최근 전북 군산 소재 새만금개발공사에서 만난 강병재 사장이 던진 화두다. 공사는 2018년 새만금 개발사업 촉진을 위해 설립됐다. 지난달 취임한 강 사장은 공사 설립 후 선임된 두 번째 사장으로 개발 계획을 진두지휘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강 사장은 "올해 2월 발표된 새만금 기본계획에 따라 2050년까지 새만금 개발을 마무리하려면 사업비 약 23조원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민간 투자자를 많이 유치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민간 투자자를 끌어들이려면 이들에게 정부가 새만금 개발을 중단 없이 추진할 것이란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며 "차기 정부도 새만금 내 항만·도로·공항 등 인프라를 건설하는 데 예산을 지원해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강 사장이 언급한 새만금 기본계획의 큰 방향은 새만금을 '그린 성장을 실현하는 동북아 신산업 중심지'로 조성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공사가 역점을 둬 추진 중인 사업은 '친환경 발전'이다.

강 사장은 "연내 준공을 앞두고 있는 육상태양광 1구역은 100㎿(메가와트) 규모로 새만금개발공사를 비롯해 11개 회사가 총 157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했다"며 "앞으로 20년간 운영할 경우 연평균 약 2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공사는 물 위에 띄우는 수상태양광도 준비 중이다. 2단계에 걸쳐 총 1.9GW(기가와트)의 대규모 발전 용량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1GW는 약 10만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강 사장은 "태양광 발전과 따로 추진 중인 풍력 발전, 수소연료전지 발전 사업이 모두 완료되면 새만금 전역에서 3GW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며 "이를 새만금에 입주하는 산업단지 등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도 공사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새만금지구 내에 들어서는 첫 번째 거점 도시가 될 스마트 수변도시는 약 6.6㎢ 규모에 주거·상업·업무·공공시설은 물론 공원과 레저시설까지 포함된 미니신도시로 계획된다. 약 1만가구, 2만5000명이 거주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강 사장은 "도시에 일자리를 만들어 이들이 자연스럽게 거주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헬스케어 복합단지 조성, 호텔·리조트 등 관광·레저시설 등도 유치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발 과정에서 고객이 원한다면 기존 도시계획을 탄력적으로 변경할 각오도 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많은 관심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스마트 수변도시에 이어 '항만경제특구'와 '그린수소 도시'도 건립을 추진 중이다. 항만경제특구는 조성 중인 새만금 신항과 방조제를 사이에 두고 약 4.4㎢ 규모로 건설할 계획이다. 강 사장은 "전북도의 주력산업인 식품산업과 연계한 도시"라며 "새만금 신항에는 제품 원료를 저장하고 1차 가공하는 기업을 유치하고, 항만경제특구 내에는 2차 식품 제조기업을 유치하면 새만금을 K푸드 전진기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면적 3.3㎢ 규모로 들어서게 될 그린수소 도시는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생산된 그린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이용하는 도시를 뜻한다. 강 사장은 "그린수소의 생산부터 사용까지 모든 과정을 새만금에서 실증해 그린 수소 관련 기술을 발전시키고 제도적인 보완점을 찾기 위한 시범도시"라며 "현대차, LG전자 등과 손잡고 사업을 구체화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고군산군도 케이블카 사업도 강 사장이 관심을 갖고 있는 과제 중 하나다. 새만금 개발 이전 서해 바다에 떠 있던 섬이던 고군산군도는 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사실상 육지와 연결됐다. 새만금방파제와 연결된 신시도에서 시작해 군도 내 여러 섬을 거쳐 무녀도까지 케이블카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강 사장은 "바다 위 100m 이상 높이로 지나가는 케이블카에서 환상적인 서해의 낙조를 볼 수 있다"며 "국민이 새만금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새만금 개발 속도가 더딘 것 아니냐는 지적에 "식량안보를 위한 농업용지 확보를 위해 개발이 시작됐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계획이 수차례 변경되면서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개발을 위한 제도와 추진 체계 정비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개발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개통한 새만금 동서도로를 시작으로 2023년 새만금~전주 고속도로와 남북도로 개통, 2025년 새만금 신항만 1단계 완공 등 주요 인프라가 완성되는 3~5년 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자신했다.

새만금 개발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 매립 사업이다. 총길이 34㎞의 새만금방조제는 전북 군산에서 출발해 서남쪽으로 뻗어 고군산군도에 다다른다. 이후 동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변산반도국립공원이 위치한 전북 부안군으로 이어진다. 방조제 안쪽 호수처럼 비교적 물결이 잔잔한 구역이 새만금, 방조제 바깥쪽 파도가 거칠게 출렁이는 구역은 서해 바다다.

1991년 새만금방조제 공사를 시작해 2006년 물막이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새로 얻은 간척지 면적은 약 291㎢, 서울 면적의 3분의 2에 달한다. 육안으로는 한눈에 볼 수 없을 정도의 넓이다. 간척지라고 하지만 대부분 지역은 아직 매립이 이뤄지지 않았다. 끊임없이 흘러드는 만경강과 동진강이 바닷물과 뒤섞인 내해(內海) 개념이다.

강 사장은 인터뷰 말미에 "새만금 개발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라며 "현재 추진 중인 사업뿐만 아니라 관광·레저용지 개발, 수소 생태계 조성, 스마트 그린산단 조성 등 새만금 개발의 중심축이 될 후속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해 새만금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강 사장은…

△1960년 출생 △1986년 전남대 토목공학과 졸업 △1987년 한국수자원공사 입사 △2016년 한국수자원공사 전북지역본부장 △2018년 한국수자원공사 본부장 △2018년 새만금개발공사 개발사업 본부장(상임이사) △2021년 11월~ 새만금개발공사 사장

[전북 군산 =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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