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다시 쓴 역사, 강원 대역전극 K리그1 잔류
[스포츠경향]
‘독수리’가 환호했다. ‘승부사’ 최용수 감독(48)이 이끈 강원FC가 기적의 K리그1(1부) 생존 드라마를 썼다.
강원은 12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대전하나시티즌과 홈 경기에서 4-1로 승리했다. 1차전 패배(0-1 패배) 뒤 2차전 원정 선제골을 내주고도 4골을 몰아 넣은 대역전극(1·2차전 합계 4-2)이었다. 강원은 역대 승강 PO에서 첫 경기를 지고도 승자가 된 첫 역사를 썼다.
정규리그에서 11위에 그쳐 승강 PO로 내몰린 강원은 승격을 이룬 2016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2부로 강등될 위기에서 극적으로 탈출했다. 2018년 승강 PO에서 서울 사령탑으로 강등을 막아낸 최 감독은 이번에는 강원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정규시즌 2경기를 남기고 리그 11위로 위기의 강원 지휘봉을 잡은 최 감독은 승강 PO까지 치른 끝에 팀의 K리그1 잔류를 지켜내는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전날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서 K리그2(2부) 전남 드래곤즈가 K리그1 대구FC를 상대로 처음으로 1차전에서 지고도 우승한 팀이 된 경기를 봤다는 최 감독은 “그 흐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소망과 함께 “우리가 정상적인 경기만 펼치면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무조건 승리가 필요한 강원의 공세가 초반부터 뜨거웠다. 강원은 활발한 좌우 측면돌파로 주도권을 잡았다. 이에 맞서는 대전도 날카로운 역습으로 강원의 뒷공간을 노렸다.
팽팽한 흐름을 깬 선제골은 대전에서 나왔다. 전반 17분 측면에서 연결된 볼을 받은 대전 이종현이 약 30m 거리에서 때린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그대로 강원 골망을 흔들었다. 묵직한 슈팅이 골키퍼의 손이 닿지 않는 오른쪽 골문 구석으로 향했다.
원정 선제골로 대전은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강원이 흐름을 뒤집기 위해서는 3골을 더 넣어야 했다. 지면 K리그2로 강등되는 강원이 조금 더 힘을 냈고, 단 5분도 안돼 3골이 터지는 드라마가 써졌다.
행운이 따른 동점골이 시작이었다. 후반 26분 왼쪽 측면에서 골문쪽으로 파고든 강원 김승섭이 찬 공이 수비수 이지솔의 발에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대전 골문으로 들어갔다. 이후 강원이 흐름을 주도했다. 1분 뒤에는 김대원의 오른쪽 코너킥을 반대쪽에서 기다리던 주장 임채민이 머리에서 역전골이 터졌다. 다시 전반 30분에는 왼쪽 페널티박스 쪽에서 흐른 공을 잡은 한국영이 수비수 넷 사이에서 몸싸움을 이겨내면서 오른발 슈팅으로 다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들어 다시 1골이 필요해진 대전은 외인 바이오를 투입하며 공격에 나섰고, 강원은 수비라인을 강화해 맞섰다. 후반 40분에는 골키퍼 김동준과 강원 골키퍼 이광연의 선방으로 나란히 고비를 넘겼다.
대전은 후반 43분 상대 짧은 백패스 미스로 잡은 찬스에서 마사가 빈 골문으로 찬 로빙 슛이 벗어나면서 땅을 쳤다. 이후 후반 추가시간 강원 황문기의 쐐기골이 터지며 사실상 잔류를 확정지었다. 대전은 골키퍼 이광연이 곧바로 이어진 바이오의 중거리 슈팅을 막아내며 상대 추격을 막았다.
최 감독은 “더 이상 승강 PO는 못치르겠다”며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원정 선제골은 최악의 상황이었는데, 전체적으로 1차전 보다 선수들의 움직임이 좋았다. 평소 내 성격대로 빠른 변화를 가져가기 보다 선수들을 믿은게 좋았다”며 “홈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선물해 기쁘다”며 미소지었다.
강릉|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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