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 캔 600원, 종이 50원" 성남시에선 쓰레기도 돈이 된다
[경향신문]
“투명 패트병 13개, 알루미늄 캔 5개, 갈색병 3개… 총 380원입니다.”
지난 9일 오후 3시쯤 찾은 경기 성남시 이마트 분당점의 주차장 한 켠에서는 분리수거 작업이 한창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분리수거를 하러 나온 사람들이 마트 직원이 아닌 시민들이라는 점이다. 이곳에는 성남시에서 운영하는 ‘성남자원순환가게 re100’이 있다. re100은 시민들이 분리된 재활용품 가져오면 지역상품권으로 바꿔 쓸 수 있는 포인트로 환급해주는 제도다. 이마트 분당점을 비롯해 성남시내에 총 16곳이 있다. 접근성이 편한 곳이나 주택가 안에 위치해 있다.
re100을 찾은 시민들은 각자 가지고 온 재활용품의 무게를 측정한 뒤 기준에 따라 포인트를 받는다. ㎏당 페트(PET)는 105원, 알루미늄 600원, 종이류 50원, 철 70원, 투명 유리병 10원 등이다. 투명 페트는 1개당 10원을 받을 수 있다. 적립한 포인트는 성남시의 지역상품권인 성남사랑상품권으로 바꿀 수 있다. 이날 투명 페트병 13개, 갈색병 3개, 알루미늄 캔 5개 등을 가져온 시민 김희호씨(55)는 총 380원을 받았다. 김씨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환경을 생각한다는 마음에서 정기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사업에 참여하면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는 이들도 있었다. re100은 이물질이 섞이거나 혼합되지 않은 ‘완벽하게 분리된 재활용품’만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자원순환 초기단계부터 양질의 재활용품을 수급할 수 있고, 단계 간소화로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마트분당 re100을 담당하는 노경아 성남시 자원순환활동가는 “사업 시행 초창기에는 이물질 혼합 문제로 불만을 토로하는 시민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처음 시작한 2019년 6월부터 올해 11월까지 투명페트 117만9493개, 기타 재활용품 10만5349kg을 수거했다고 밝혔다. 시민들에게 지급된 포인트는 총 2739만여원이다. 정책 모델은 다른 지역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올바른 재활용 실천 확산을 위한 시범사업’으로 10개를 선정했는데, 이 중 광주 동구, 강원 횡성 등 7개 지자체가 낸 사업이 성남시 정책을 밴치마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사진 김태희 기자 kth08@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 시의원들 식당서 ‘몸싸움 난동’···집기 깨지고 난장판
- 김건희 여사, 국화꽃 들고 시청역 참사 현장 추모
- [종합] 송일국 삼둥이, 초6인데 175cm…“전교에서 가장 커” (유퀴즈)
- 32억 허공에 날렸다···개장도 못하고 철거되는 ‘장자도 흉물’
- 채 상병 특검법 국민의힘서 안철수만 찬성표···김재섭은 반대 투표
- ‘데드풀과 울버린’ 세계관 합병은 ‘마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 필리버스터 때 잠든 최수진·김민전 “피곤해서···” 사과
- 동성애 불법화한 카메룬 대통령의 딸, SNS에 커밍아웃해 파장
- 원희룡 “한동훈과 윤 대통령 관계는 회복 불가···난 신뢰의 적금 있다”
- 이진숙, 5·18 왜곡글에 ‘좋아요’ 누르고…“한·일은 자유주의 동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