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일, 거함 신진서 격침.. 국수산맥 국제바둑 우승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2021. 12. 1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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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대결 3번 실패만에 완벽한 설욕

변상일(24)이 떴다. 거목 신진서(21)를 꺾고 국제대회 우승컵을 안았다. 12일 막을 내린 국수산맥 국제바둑대회 세계프로최강전 결승서 변 9단은 흑을 쥐고 173수 만에 불계승 했다. 이번 대회는 전남 신안군 신안갯벌박물관에서 나흘 동안 온라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결과도 일반의 예상을 벗어났을 뿐 아니라 대국 내용도 시종 뜻밖의 흐름을 보인 한 판이었다.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흑을 쥔 변상일이 불리할 때라곤 거의 없는 완벽한 승리였다. 올해만 6관왕에 오르는 등 부동의 한국 톱스타로 군림 중인 신진서는 상중앙 거대 진영이 볼품없이 깨지고 중앙 대마까지 위협 당하자 항서를 썼다.

제7회 국수산맥 바둑대회 국제 부문 결승서 세계 최강 신진서를 완파하고 우승한 변상일 9단. /한국기원

다음은 변상일의 우승 소감. “사실상 첫 우승이어서 기분이 좋다. 나름 잘 준비를 했다고 생각한다. 대회 숙소 방에서 파도 소리를 들으며 푹 쉬면서 컨디션을 관리했다. 앞으로 본격 세계 대회서 성적을 내고 싶다. 금년은 0점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조금 점수를 줘야겠다.”

이번 대회는 메이저급은 아니지만 신진서 박정환 판팅위 신민준 원성진 김명훈 등 세계적 강자들이 참가, 난도가 만만치 않은 대회로 평가된다. 한국 8명, 중국과 일본 각 3명, 대만 2명이 출전했다. 변상일은 고노린 판팅위 쉬자위안 신진서를 연파하고 우승 상금 5000만원의 주인이 됐다.

12일 끝난 국수산맥 국제부문 결승서 변상일에 패해 준우승한 신진서. /한국기원

한국 랭킹 3위 변상일은 입단 이듬해인 2013년과 2014년 신인왕전서 2연속 우승, 일찌감치 가능성을 인정받았었다. 2018년 JTBC 챌린지매치 3차대회서 신민준을 꺾어 통산 3회 우승 경력을 갖고 있다. 2015년엔 LG배 창설 20주년 기념으로 열린 챌린저스컵 초청대회서 양딩신을 결승서 제치고 우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준우승이 훨씬 많았던 불운의 기사이기도 했다. 특히 랭킹 1위 신진서에겐 고비마다 번번이 가로 막혔다. 국제 주니어 대회인 제4회 글로비스배(2017년) 결승서 패했고, 올해엔 GS칼텍스배와 명인전 등 두 차례 패권 다툼에서 각각 2대3, 1대2로 역전패했다. 이번 국수산맥 승리로 변상일의 신진서 상대전적은 7승 22패가 됐다.

12일 벌어진 제7회 국수산맥 국제부문 결승에 앞서 주형욱 심판이 대국 개시를선언하고 있다. 사진 왼쪽이 신진서, 오른쪽이 우승자 변상일. /한국기원

2018년 제5회 국수산맥 대회부터 국제대회 부문이 신설돼 5회 때 박정환, 6회 대회 천야오예에 이어 변상일이 그 맥을 이어가게 됐다. 올해 춘란배서 우승한 현역 세계 메이저 타이틀 보유자이고, LG배와 잉씨배 결승에 올라있는 세계 최강 신진서는 올 시즌 마지막 국제대회서 한 차례 제동이 걸렸다.

국수산맥 국내 부문 결승전 모습. 박영훈(왼쪽)이 안성준을 누르고 이 대회를 2연 연속 제패했다. /한국기원

한편 영암군민회관에서 대면(對面) 대국으로 진행된 국내 프로토너먼트에선 박영훈(36) 9단이 안성준(30) 9단을 232수 만에 백 불계로 따돌리고 지난 해에 이어 2연속 우승, 2500만원 상금의 주인이 됐다. 생애 통산 20번째 우승을 기록한 박영훈은 “올해는 질 만큼 많이 졌는데 인연이 있는 국수산맥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기쁘다. 이번 우승을 계기로 다시 살아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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