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9년간 비어 있던 '총리 공저'로 이사..왜?

김소연 2021. 12. 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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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 아카사카 중의원 숙소에서 나가타초에 있는 '공저'로 이사했다.

총리의 공식적인 거주 공간인 '공저'에 총리가 입주한 것은 9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1일 이사를 끝낸 뒤 공저 현관 앞에서 기자단을 만나 "새로운 기분이면서 마음이 다시 잡히는 느낌"이라며 "공무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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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스가 전 총리는 별도 숙소서 생활
'단명 정권' '귀신 출몰' 등 소문 무성해
일본 총리가 집무를 보는 관저 옆에 있는 총리의 거주 공간인 공저 모습. 총리 관저 누리집 갈무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도쿄 아카사카 중의원 숙소에서 나가타초에 있는 ‘공저’로 이사했다. 총리의 공식적인 거주 공간인 ‘공저’에 총리가 입주한 것은 9년 만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1일 이사를 끝낸 뒤 공저 현관 앞에서 기자단을 만나 “새로운 기분이면서 마음이 다시 잡히는 느낌”이라며 “공무에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2일 “기시다 총리가 위기관리 대응에 만전을 기하기 위해 이사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의 비서이자 장남인 쇼타로도 함께 입주했다. 공저는 주거 공간 이외에 집무실이나 홀도 갖춰져 있어 각국 정상과의 전화 회담이나 만찬 등에 활용된다.

총리의 집무를 보는 ‘관저’에서 도보 1분 거리에 있는 공저는 민주당 정권인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가 2012년에 물러난 뒤 9년째 비어 있었다. 기시다 총리도 취임 뒤 두 달 동안 관저에서 차로 3분 거리에 있는 중의원 숙소에서 지내다가 이번에 거처를 옮긴 것이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도쿄 시부야구에 있는 자택, 후임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도 중의원 숙소에서 임기 내내 지냈다.

총리들이 공저에서 생활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위기 대응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긴급사태가 발생했을 때 관저로 오는 데 시간이 걸려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10월 진도 5강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숙소에서 관저로 복귀하는 데 35분이나 걸렸다. 스가 전 총리도 지난 2월 밤늦게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규모 7.3 강진이 발생했을 때 20분 만에 관저에 도착했다. 당시 수도권에 땅이 꺼지는 직하형 지진이 발생하면 도로가 끊겨 총리가 관저에 오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세금 낭비도 문제다. 총리도 살지 않은 공저의 유지관리비는 연간 1억6천만엔(약 16억6000만원)이나 된다.

일본 총리가 집무를 보는 관저 옆에 있는 총리의 거주 공간인 공저 내부 모습. 총리 관저 누리집 갈무리

일본 정계에선 “총리가 공저에 들어가면 단명 정권으로 끝난다”는 말이 꽤 진지하게 돌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공저에 들어간 7명의 총리 가운데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를 제외한 6명이 1년 전후로 퇴진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1차 내각(2006년 9월~2007년 8월) 때 공저에 들어가 1년 만에 사퇴했지만, 공저에 입주하지 않은 2차 내각 때는 7년9개월 동안 집권해 역대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물론 스가 전 총리는 공저에서 거주하지 않았는데도 1년 단명 정권으로 끝났다.

일각에서는 공저에서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도 끊이지 않았다. 총리 공저는 해군 장교 주축으로 일어났던 쿠데타인 1932년의 5·15 사건, 육군 청년 장교들이 일으킨 반란인 1936년의 2.26 사건의 무대가 됐다. 5·15 사건으로 당시 이누카이 쓰요시 총리가 암살되기도 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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