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해서" 직장갑질 캐디 극단선택에 "산재 아냐"..시민단체, 심사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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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복지공단이 상사의 지속적인 괴롭힘 끝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골프장 캐디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가운데 시민단체가 공단을 상대로 심사청구 등 대응을 예고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공단이 골프장 캐디라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을 따지지 않고 곧바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간주한 것은 법을 완전히 잘못 적용한 것"이라며 "2021년 7월부터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에 속하는 사람이라도 산재보험이 당연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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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실질적 근로자라면 산재보험 적용"
(서울=뉴스1) 김진 기자 = 근로복지공단이 상사의 지속적인 괴롭힘 끝에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골프장 캐디에 대해 산업재해를 인정하지 않은 가운데 시민단체가 공단을 상대로 심사청구 등 대응을 예고했다.
직장갑질119는 12일 "근로복지공단 고양지사의 직무유기 결정에 불복해 공단 본부를 상대로 심사청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2019년 7월부터 골프장 캐디로 근무한 배모씨는 이듬해 9월 극단선택으로 사망했다. 배경에는 '뚱뚱하다고 못 뛰는 거 아니잖아' 등 지속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한 상사 A씨의 괴롭힘이 있었다.
유족 측은 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고, 공단 경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심의위원 7인의 만장일치로 "고인의 사망원인(자살)은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된다"고 결정했다. 그러나 공단 고양지사는 지난 8일 유족에게 지급 거부를 알리는 공문을 보내 산재보험을 적용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공단은 배모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이며, 생전 '산재보험 적용 제외 신청서'를 작성한 점을 이유로 들었다. 배씨가 당시 자신의 휴대전화로 민원처리결과 문자메시지(SMS)를 받은 점으로 볼 때 자신의 의사에 반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직장갑질119는 공단의 결정을 "산재보험 적용제외 신청서를 냈다는 이유만으로 노동자가 아니라고 재단하고, 노동자가 아니기 때문에 산재를 당했어도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황당무계한 궤변"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 2006년 노동자(근로자) 여부를 판단할 때 사용자가 실제 지휘명령을 하고 있는지 등 '계약의 실질'을 판단해야 한다고 한 바 있으며,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13년 급여 형태 등을 감안해 골프장 캐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한 사례가 있다. 수원지법도 2009년 "업무 내용과 근무시간을 정하고 있는 캐디는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유족 측은 공단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씨가 실질적으로 노동자 지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보험설계사, 학습지교사, 골프장 캐디 등 14개 직종)에 속하더라도 실제 근로관계가 있다면 일반 근로자로써 산재보험법을 적용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지영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공단이 골프장 캐디라는 이유만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을 따지지 않고 곧바로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간주한 것은 법을 완전히 잘못 적용한 것"이라며 "2021년 7월부터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종에 속하는 사람이라도 산재보험이 당연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직장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배씨 사건과 관련해 사용자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진행 중이다.
soho090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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