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올해 경제성장률 3.9%"..4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춰

안병준 2021. 12. 1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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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수출·설비투자 등 주요 수요부문의 활력이 떨어져
내년 성장률 2.8%..세계경기 둔화로 국내경제도 내년 하반기 이후 경기하향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내년 상반기까지 2% 상회..하반기 점차 안정
내년 한국은행 기준금리, 1월과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인상 전망

LG경제연구원이 올해 우리 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 전망치보다 0.1%포인트 낮춘 3.9%로 하향조정했다. 국내경기가 하반기 들어 소비와 수출, 설비투자 등 주요 부문의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한 세계경기 둔화로 내년 하반기 이후 국내경제는 경기하향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12일 LG경제연구원 공개한 '2022년 국내외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국내경제 성장률은 3.9%로 예측했다. 지난 4월 내놓은 '2021년 국내외 경제전망'에서 국내 경제성장률을 4.0%로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0.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반등효과가 일부 남아 있는 점을 감안해 과거 추세보다 높은 2.8%로 예측했으나, 2023년 이후에는 2% 내외의 낮은 성장세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의 3.3%,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0%보다 낮은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은 "상반기 뚜렷한 상승세를 보였던 국내경기가 하반기 들어 소비와 수출, 설비투자 등 주요 수요부문의 활력이 떨어지면서 회복의 힘이 약해지는 모습"이라면서 "다만 위드코로나 시행으로 서비스 소비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고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신규착공이 늘어나고 있는 주택건설도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경기의 빠른 하향을 막아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LG경제연구원 국내 경제 전망
◆코로나 특수 감소…향후 성장 여력 낮아

LG연구원은 코로나 기간 중 나타났던 특수가 줄어들고 있어 향후 국내경기가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로나 기간 중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내구재 등 국내 상품소비가 하향세를 그릴 것으로 전망했다. 내구재 소비는 위기 기간 추세를 뛰어넘는 증가세를 기록해 내년에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코로나 특수 대응을 위한 시설 확충이 2년간 집중된 데다 향후 세계경기 하향세가 예상되는 만큼 국내기업의 추가적인 설비투자 여력도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전반적으로 거리두기가 완화되고 위기대응 보조금 지급도 사라지면서 내구재 등 제품 소비에 집중되었던 수요가 점차 서비스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이같은 움직임은 코로나 기간 국내경기 상승을 주도했던 수출의 활력을 크게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세계 주요 기업들이 위기 기간 중 중간재 재고를 다수 축적해 놓았다는 점, 향후 경기하향 우려가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부품 및 소재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도 큰 상황이다.

LG경제연구원은 "글로벌 공급망에 가해졌던 교란요인들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코로나 확산세 지속, 글로벌 탈탄소 기조 강화 등을 고려할 때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더욱이 예측하기 어려운 변이 바이러스가 수시로 출현하면서 수요심리 위축, 생산차질 저하를 통해 경제의 변동성을 높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내년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일 수요부문은 서비스 소비와 주택건설 투자를 꼽았다. 서비스 소비의 경우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보다 3% 이상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위드코로나 시행과 함께 회복속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 상황이 2년 이상 지속되면서 대면서비스를 기피하는 소비습관이 일부 정착되었다는 점이 상승세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봤다.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상승으로 신규착공이 늘어나고 있는 주거용 건물투자는 내년에는 감소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 2% 중반대 물가…기준금리 인상 2번 전망

올해와 내년 국내 소비자물가는 각각 2.4%와 2.2%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세가 올해 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둔화될 것이나 내년 상반기까지 2% 중반대의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내년 상반기 소비자물가는 2.6% 상승했다가 국제 유가가 점차 하향 안정되고 수요가 둔화해 하반기에는 1.8% 수준의 상승률을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소비자 물가는 지난 4월 이후 2%를 넘어서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공급 차질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운데,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는 한편, 농축산물 가격도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 특수로 내구재 수요 또한 견조하게 유지되었던 점도 제조업 물가를 끌어올렸다.

국제유가는 올 겨울을 정점으로 OPEC+ 국가들의 증산과 미 셰일 업계의 투자가 일부 회복되면서 수급 불균형이 완화되어 점차 하향 안정될 것으로 보았다. 공산품 가격은 공급 차질이 지속되고 에너지 가격 인상이 반영되며 내년 상반기까지도 3%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다가 하반기 중 수요 둔화로 점차 가격이 안정될 전망이다. 서비스 소비가 회복되겠지만 중증자·사망자 추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의 '강화-완화'가 반복되면서 서비스 물가 상승압력을 억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월세 가격은 내년 주택가격 상승세 둔화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상, 보유세 등 세금 전가로 인해 지속적으로 오를 전망이다.

국내 가계부채 급증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관련해서는 내년에 1월과 하반기에 두 차례 정도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내 물가가 상승세를 보이고 주택가격 상승과 이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가 심해지면서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목표로 하는 한국은행은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바 있다. 국내 국채금리 또한 내년에 전반적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고채금리는 3년물 기준 상반기 2.0%, 하반기 2.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원화 환율은 '상저하고' 흐름으로 예측했다. 현재의 1180원을 넘는 원/달러 환율은 국내 코로나 확산 상황, 에너지가격 상승, 오미크론 변이 확산 우려 등이 과도하게 반영된 것으로 판단했다. 글로벌 긴축전환 과정 및 코로나 확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줄어들고 국제 유가 등 에너지 가격이 하향 안정화되면 내년 상반기 원화는 달러당 1160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에는 국내 성장률이 둔화되고 글로벌 긴축 싸이클이 본격화됨에 따라 이보다 다소 상승한 1170원 수준을 보일 전망이다.

내년 취업자 증가수는 28만 명 수준으로 올해의 36만 명보다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코로나 위기로 크게 늘었던 고용유지 지원금이 줄면서 공공부문의 추가적인 고용창출 효과는 크지 않은데다, 제조업이나 도소매업의 경우 이미 진행되고 있던 고용감소 추세가 수요둔화로 인해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올해 취업자 수는 보건복지, 행정 및 운송(택배 등)부문 고용확대가 뚜렷했는데 보건복지 일자리 중 상당수가 코로나 방역 관련 정부 일자리인 점을 감안할 때 정부 재정을 통한 고용 창출 효과가 컸던 것으로 평가했다.

LG경제연구원 2022년 세계전망
◆세계 성장률 5.8%…글로벌 경기도 하향국면

세계경기는 변이 바이러스 확산 정도에 따라 등락하는 가운데 완만한 회복세를 이어가다가 내년 하반기부터는 하향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세계경제 성장률은 올해 5.8%에서 내년 3.9%로 낮아지고 코로나 기저효과가 사라지는 2023년 이후 3%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은 "올해 나타났던 심각한 공급망 병목 현상은 점차 완화되겠지만 내년에도 주요 국가들의 2%를 넘는 물가상승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코로나 변이 확산으로 생산차질이 재발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글로벌 탈탄소 추세로 화석에너지 투자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에너지 가격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안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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