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 말만 믿고..3배 레버리지 ETN 샀다가 두 달만에 -98%

고득관 2021. 12. 1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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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 A씨는 해외주식이나 ETN·ETF 투자경험이 없었다. 증권사 직원은 본인이 투자중인 상품이라며 카카오톡과 유선으로 3배 수익성을 강조하며 해외 레버리지 원유선물지수 ETN 상품을 투자권유했고 '유가가 0원이 될 순 없으니 ETN 가격이 0원이 되긴 어렵다'는 증권사 직원의 설명을 듣고 투자를 결정했다. 하지만 이 상품이 2개월 만에 상장폐지돼 -97.85%의 손실이 발생했다.

12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7일 분쟁조정소위원회를 개최하고 원유선물지수를 3배 추종하는 초고위험상품인 'UWT' ETN의 투자를 권유하면서 중요사항을 설명하지 않은 것은 적합성 원칙과 설명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금융회사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가정주부 A씨의 민원건이 투자자와 증권사간의 합의로 손해배상이 이미 이뤄졌으나 향후 유사 분쟁에 대한 처리 기준을 정립하기 위해 분쟁조정소위원회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된 UWT(VelocityShares 3X Long Crude Oil) ETN은 S&P GSCI 크루드오일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초고위험 금융상품이다.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국제유가가 폭락하자 투자자들에게 98%의 손실을 안기고 지난해 4월 3일 상장폐지됐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직원이 '본인이 투자중인 상품'이라며 특정 금융상품을 소개한 것은 투자권유에 해당하고, 해외주식·ETF·ETN 등의 투자경험이 없는 투자자에게 초고위험 상품을 투자권유했기 때문에 적합성 원칙에 위반된다고 봤다. 또 민원인이 ETF에 무엇인지 질문했지만 이에 대해 제대로 답변하지 않고 고수익성 위주로 설명을 한 점도 문제가 됐다. 발행사에 의한 조기 청산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투자가가 "0원이 될 수 있냐"고 묻자 증권사 직원은 "0원이 되긴 어렵다. 기름값이 0원이 될 수 없으니까"라며 사실과 다르게 대답하기도 했다.

금감원은 기초지수를 2배·3배로 추종하는 해외 레버리지 ETN은 기초지수의 변동을 수시로 확인해 거래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며 중장기 투자 대상으로는 부적합하다면서 조기 청산 조건에 따라 상장폐지될 수 있기 때문에 투자설명서의 내용을 반드시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금감원은 "계속·반복적 거래가 발생하는 주식·ETF·ETN 등 상장증권의 경우 그동안 일임매매로 인한 손실 발생이 민원의 주요 원인이었으나 최근 해외 직접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상품 내용 미설명 등 불완전판매를 다투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라며 "향후 상장증권과 관련한 분쟁조정시 불완전판매 여부를 철저히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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