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사표' 대기업 김과장, '어디로' 물으니.."판교 갑니다"
[편집자주] 승진 연한 축소, 절대 평가 강화, 과감한 발탁과 보상...연공서열과 안정성으로 대변되던 제조업, 금융 등 기존 대기업들의 인사와 평가, 보상 관행이 바뀌고 있다. 공정과 수평적 조직 문화를 중시하는 MZ세대에 맞춘 변화지만 빅테크기업, 플랫폼기업, 스타트업 등 젊은 기업들로 빠져나가는 인재들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기도 하다. 재계에 불어닥친 인사, 보상 시스템의 변화와 그 의미를 짚어본다.
과거 경쟁사 또는 해외 기업의 '인재 빼가기'를 경계해왔던 대기업들이 최근에는 스타트업까지 신경 써야 할 상황에 놓였다. 모바일 세상에서 생겨난 스타트업들에 수많은 청년 인재들이 열광하면서, MZ세대 중심의 능력있는 대기업 직원들도 과감하게 사표를 내고 판교로 달려가고 있어서다.
직접 창업보다는 적지만, 스타트업으로의 이직을 고려하는 대기업 직원도 5명 중 1명(19.2%) 꼴이었다. 지난해 같은 조사의 응답(17.6%)보다 1.6%포인트 높아진 결과다.
'열심히 노력한 사람이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MZ 세대의 가치가 스타트업의 '거액 성과급' 사례에 부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초 블라인드를 중심으로 불거진 여러 대기업의 '성과급' 논란과도 겹치는 대목이다. 대기업 직원들이 창업을 고려하는 이유 역시 '많은 수익 창출', '불안정한 직장', '월급이 적어서' 등이 주로 꼽혔다. 응답자들은 설문에서 "연봉 차감과 인원 감축에 대한 스트레스가 크다" "집값상승으로 월급이 더 적어졌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스타트업에 대한 대중적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대기업 직원들을 자극하는 요소다. 실제로 대기업 재직자들이 스타트업을 바라보는 이미지로는 '혁신적인·창의적인'(33.2%), 젊은·새로운(24.4%)' 등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과반이었다. 또 최근 이커머스·유통·부동산·콘텐츠·생활서비스 등 소비자 친화적 분야의 스타트업이 각광을 받는 것도 도전의 문턱을 낮췄다는 평가다.
아울러 대기업은 안정적인 사업 분야에서 비교적 장기간의 직장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통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불안과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견디지 못하는 추세다. '10년, 20년 뒤 내 모습이 부장·국장이라면?'은 상당수 MZ 직장인들의 불안한 상상이다.
금융회사에서 과장급으로 일하다 관련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A씨는 "직전에 다니던 회사도 디지털 전환 노력을 했지만,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에는 벽이 높더라. 그만큼 '안정'과 '리스크 관리'가 우선이어야 하는 곳이기도 했다"며 "지금 회사가 성공하지 못해도 굶어죽지 않을 정도의 돈은 벌어놨고, 앞으로는 좀 더 흥미로운 일에 내 시간을 투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다만 막연한 환상은 금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A씨는 "기존의 직장에서 당연하던 조직 체계, 업무 분장 시스템은 전무하고, 하나부터 열까지 다 내가 할 일이더라"고 토로했다. 또 대부분이 회사와 함께 성공을 꿈꾸지만, 보장되지 않는 성과의 불안이 다수다. 실제로 앞선 조사에서 벤처·스타트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이직할 경우 선호하는 회사'를 물은 결과, 국내 대기업(24.8%) 또는 '공공기관·정부·공기업(20.0%)'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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