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외교장관,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침공시 엄청난 결과" 경고..외교 소통 촉구도

윤기은 기자 2021. 12. 12.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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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리즈 트러스 영국 외교장관(왼쪽)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에 앞서 양자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리버풀|로이터연합뉴스


주요 7개국(G7) 외교 수장들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초강경 대응을 하겠다는 의견을 공유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입 약속을 철회하라는 러시아의 요구를 거부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싸고 서방 국가와 러시아간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2일(현지시간) 채택될 G7 외교·개발장관회의 성명 초안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공격을 가할 경우 엄청난 결과와 심각한 비용이 발생할 것임을 의심해선 안 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초안에 따르면 G7 외교부 장관들은 “우리는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 주권국가가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에 관한 변함 없는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외교 소통을 추구하고 투명한 군사 행위에 관한 국제 약속을 준수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프랑스와 독일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갈등을 풀기 위해 노르망디 형식을 추진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독일, 프랑스는 2014년 프랑스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서 4자 회담을 열어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G7 외교·개발 장관들은 11~12일 이틀간 영국 리버풀에서 회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전날 회의에서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못하도록 단결하고,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기 위한 연합전선 구축에 합의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회담 분위기가 “치열했다”며 “러시아가 외교적 방안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 대가로 엄청난 결과와 막대한 비용을 내야할 것이다”고 말했다.

특히 G7회의에 참석한 유럽국 및 유럽연합(EU) 고위 대표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전날 G7 외교장관들이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보이는 어떤 행동에도 비싼 대가가 따를 것임을 알려줄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장관은 개회 연설에서 “적대적인 세력의 위협이 커지는 데 대비해 우리 자신을 방어해야 한다”면서 “민주주의와 자유의 경계선을 한정짓고 파괴하려는 침략자들에 대항해서 함께 단합해서 강력하게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우크라이나 가입 가능성을 열어두는 공개 발언을 하며 러시아를 자극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나토와 우크라이나의 관계는 나토 회원국 30개국과 우크라이나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밝혔다. 같은날 러시아 외무부는 나토에 우크라이나를 가입시키기로 한 약속을 철회하고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국가들에 자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배치하지 않겠다고 약속할 것을 요구했다.

러시아는 1990년 동·서독 통일협정을 맺을 당시 동독의 동쪽으로는 나토 영향력을 확장하지 않기로 동서독,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구두약속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미 독일보다 동쪽에 있는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이 나토에 가입해 러시아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019년 취임 이후 자국 안보를 위해 나토에 가입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혀왔다.

우크라이나 국경의 러시아 병력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포스트는 미 정보당국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된 러시아 병력이 현재 약 10만명에서 내년 1월 17만5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지난 3일 보도했다.

미국과 유럽국은 러시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하면서 동시에 러시아와의 대화 의지를 지속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이날 G7 회의에 참석한 미국 고위 관계자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의 긴장을 완화할 외교적 방안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말했다. 취임 후 G7회의에 처음 참석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도 기자들에게 “대화로 복귀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런 돈프리드 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오는 13일부터 3일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국경 병력 증강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방문해 각국 고위 당국자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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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G7 회의에서는 이란 핵 문제와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영향력 확대를 억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로이터통신은 G7이 12일 회의를 마친 뒤 발표할 공동성명에 이와 관련한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의용 외교장관과 하야시 일본 외무상도 이번 회의에서 처음 대면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12일 G7 초청국 행사에 참석하는 정의용 외교장관은 전날 비틀스 스토리 뮤지엄에서 개최된 만찬에서 하야시 일본 외무상과 짧게 대화했다. 이 자리에서 하야시 외무상은 징용 피해자 및 위안부 문제 등 양국 간 쟁점 현안과 관련한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설명하고 한국 정부가 적절하게 대응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한국 측의 기존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두 장관은 또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한·일 양국 및 한·미·일 3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거듭 확인하고, 한·일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돌려놓기 위해 외교당국 간의 협의와 의사소통을 가속하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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