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아끼려면 쏘나타, 돈 벌려면 쏘렌토"..모르면 나만 손해 '돈 되는 중고차'

최기성 2021. 12. 1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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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에 원자재 가격도 상승
車연구원, 미국 유럽서 차가격 올라
신차보다 중고차가 비싼 '가격역전'
국내 중고차, 세단보다 SUV가 강세
반도체 대란에 신차 가격은 물론 중고차 가격도 요동치고 있다. [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중고차 가격이 심상치 않다. 반도체 대란에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신차 가격이 앞으로 계속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신차 시장에 직접 영향을 받는 중고차 시장 특성 상 신차 가격 변동은 중고차 가격을 좌우할 때가 많다. 신차 가격이 오르면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중고차 속성에 균열이 생긴다.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듯이 가격이 오르기도 한다. 그러나 중고차 가격 상승세가 모든 차종, 모든 연식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중고차를 장만하려는 소비자나 타던 차를 중고차로 처분하려는 소유자 모두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상황이다.

제조원가 상승, 수요급증에 가격 오른다
[자료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 6일 '자동차 가격 상승 현상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 유럽, 일본 등 세계 각국에서 신차·중고차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에다 강판과 알루미늄 등 주요 소재 가격, 물류비용, 인건비 등이 올라 제조 원가가 비싸져서다.

열연강판 1t당 가격(미국 중서부 기준)은 지난해 1월 603달러에서 올 11월 1502달러로 149% 상승했다. 마그네슘은 2116달러에서 5211달러로 146% 올랐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코발트는 3만2398달러에서 5만9958달러로 85% 상승했다.

미국의 경우 신차 평균 거래가격은 지난 9월 4만5000달러로 1년 사이 12% 비싸졌다. 중고차 평균 가격은 지난달 2만9000달러로 1년간 29% 상승했다.

유럽의 경우 중고차 평균 가격이 지난 10월에 연초보다 28.3%까지 올랐다. 일본에서도 지난 10월 중고차 경매 가격이 1년 전 대비 11% 상승했다.

[자료출처=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에서도 신차 가격은 물론 중고차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차 시장의 경우 국산차는 정찰제 판매를 기본으로 삼아 예년 대비 가격 급등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태다. 대신 테슬라 등 수입차는 명목 판매 가격이 오르거나 할인 프로모션이 줄어드는 추세다.

국산·수입 중고차 가격도 인기차종을 중심으로 상승중이다. 신차로 출고된 지 수개월 이내 중고차는 신차 수요를 흡수, 신차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현상도 발생했다.

연구원은 차량 가격 상승 압박은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내년에도 연식변경과 함께 신차 가격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코로나19로 누적됐던 교체 수요가 많아진 것도 가격 상승세에 한몫한다고 분석했다.

출고대란에 신차가격과 중고차시세 '역전'
인기 급상승으로 가격 역전 현상이 발생했던 쏘렌토 [사진출처=기아]
보고서에서 나온 것처럼 국내 중고차 가치는 상승중이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일으킨 극심한 '신차 출고적체'가 원인이다.

지난 5월부터는 출고 1년 이내인 신차급 인기차종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비싸지는 '가격 역전'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가 하락하는 중고차 속성을 무너뜨린 가격 역전은 신차급 중고차 매물이 품귀 현상을 빚을 때 발생한다.

매경닷컴이 지난 5월과 7월 자동차 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을 통해 신차 가격과 2020~2021년식 중고차 시세를 비교한 결과, 출고적체가 심각했던 기아 인기차종이 가격 역전을 주도했다.

지난 5월 조사에서는 출고적체가 가장 심각했던 기아 쏘렌토에서 가격 역전이 일어났다. 2021년식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200만원 높게 형성됐다.

7월 조사에서는 기아 카니발 2021년식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200만원 비쌌다. 출고된 지 1년 안팎인 2020년식 시세도 신차 가격보다 47만원 높게 책정됐다.

중고차 사이트에는 출고대기 기간이 6개월 이상인 현대차·기아 차종을 중심으로 신차보다 비싼 값에 2021년식 중고차를 내놓은 판매자도 등장했다.

2년 전 예상을 뛰어넘는 계약 실적으로 출고지연 사태가 벌어졌던 현대 팰리세이드도 잠시 중고차 시세가 신차 가격보다 높게 형성됐다.

올해에는 종전보다 가격 역전 유지 기간이 길어졌다. 그만큼 출고대란이 심각해서다. 단, 중고차 시세는 거래 참고용 자료다. 실제 거래에서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신차급 중고차가 신차보다 저렴한 값에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월 시세, SUV 오르고 세단 내리고
[자료출처=엔카닷컴]
연구원은 내년에 국내 중고차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모든 차종, 모든 연식의 가격이 모두 오르는 것은 아니다. 12월 중고차 시세를 분석하면 알 수 있다.

엔카닷컴이 지난 6일 발표한 12월 시세에 따르면 2018년식 인기 차종 기준으로 국산·수입차 평균 시세는 전월보다 0.59% 하락했다. 국산차는 0.62%, 수입차는 0.56% 각각 떨어졌다.

일반적으로 12월에는 중고차 거래가 뜸해지고 연식변경도 이뤄지는 데다 신차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돼 시세가 크게 하락한다. 올해도 예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인 셈이다.

다만, 차종별로 살펴보면 다르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세는 오르고 세단 시세는 내리는 경향을 보였다.

SUV 시세의 경우 쌍용 티볼리 아머는 지난달에 이어 0.62% 상승했다. 쌍용 G4 렉스턴도 0.19% 반등했다. 기아 쏘렌토는 0.60% 올랐다.

세단의 경우 현대 아반떼는 지난달보다 1.54% 하락했다. 현대 쏘나타는 1.32%, 기아 K7은 1.14%, 제네시스 G80은 1.29% 각각 떨어졌다.

아우디 인증 중고차 [사진제공=아우디]
수입차의 경우 그동안 감가가 많이 이뤄졌던 차종의 시세가 일부 올랐다. 일본차 불매운동 직격탄을 맞았던 렉서스 ES300h는 0.37%, 토요타 캠리는 0.27% 각각 상승했다.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보다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었던 아우디 A6는 지난달까지 시세가 떨어지는 추세였다. 12월에는 2.42% 반등했다.

대신 시세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됐던 차종들의 시세는 내렸다. 벤츠 E클래스는 1.2%, 폭스바겐 티구안은 1.68% 각각 하락했다.

중고차업계는 내년에도 SUV 시세는 강세나 강보합세를 보이고, 세단 시세는 보합세나 약보합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 신차 시장은 물론 중고차 시장에서도 SUV가 대세를 형성하면서 수요가 많아지고 있어서다.

연식별로는 출고된 지 2년 이내인 인기 차종은 강세나 강보합세, 출고된 지 3년 이상 지나 신차 보증기간이 끝난 비인기 차종은 보합세나 약보합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 품귀 현상이 완화돼 신차 출고시기가 단축되면 신차급 중고차 수요는 감소하고 매물 공급은 증가해 시세가 다시 요동칠 가능성도 있다.

비수기에 사고 성수기에 팔라는데
[사진출처=케이카]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나 타던 차를 팔려는 소유자는 시세를 눈여겨보고 판매 시점을 결정해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

시세를 기준으로 구입 시점을 판단한다면 아반떼나 쏘나타 등 세단을 이번 겨울에 구입하면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중고차 수요가 증가하는 봄철 성수기에는 시세가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SUV는 지금 팔거나 내년 초에 처분해도 이득을 볼 가능성이 높다. 겨울에는 세단보다 SUV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아 시세가 높게 형성되기도 한다. 다만, SUV 시세가 높게 형성됐다는 분위기가 있는데다 신차 출고 상황이 점차 개선되면 약보합세로 돌아설 수도 있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아반떼나 쏘나타 등 세단은 가치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 올 겨울에 사면 구입비를 아낄 수 있다"며 "올해 수요가 급증한 대표 SUV인 쏘렌토의 경우 가격이 계속 오른 상황이어서 좋은 값에 팔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중고차는 겨울같은 비수기에 사고 봄같은 성수기에 팔라고 하지만 신차 구매 여부, 매물 공급 상황, 신차 프로모션, 딜러나 업체 역량, 차량 상태와 연식 등 변수가 많아 거래 타이밍을 일반화하기 어렵다"며 "중고차 사이트나 딜러 등을 통해 시세 변동 추이를 파악하고 비교 견적을 활용하면 좀 더 좋은 값에 거래할 기회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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