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비판을 자초한 장관들, 선거보다 민생에 신경써야할 때

송현석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 2021. 12. 12.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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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치 인사이트]

[미디어오늘 송현석 민생경제연구소 공동소장]

'스피치 인사이트'는 국내 언론이 인용하는 인플루언서들의 발언과 국내 대중 여론의 SNS를 분석하여 그들의 발언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영향을 미치는지 데이터로 분석합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통해 현재 사회의 이슈가 왜 화제가 되었는지를 분석하며 대중 여론이 해당 이슈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해당 이슈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짚어보고자 합니다.

정부의 청소년 방역패스 방침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매우 차갑다. 이를 인식한 교육부와 유은혜 부총리는 12월9일 '학생·학부모·전문가와 함께하는 온라인 포럼'을 열어 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 설득에 나섰지만 채팅창에 달린 댓글은 “너나 맞아라” 였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와 정부 방역방침에 대한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해오던 지난 2년의 시간에 비추어보면 매우 당황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 그림 1) 12월3일부터 9일까지 스피치로그 BIZ 키워드 '청소년' 커뮤니티 분석 결과
▲ 그림 2) 12월3일부터 9일까지 스피치로그 BIZ 키워드 '청소년' 커뮤니티 발언 순위

방역 완화에 대한 높은 사회적 요구를 반영한 정부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당황스러울 것이다. 그리고 5차 대유행의 원인에는 긴장이 풀린 우리 모두의 탓도 있을 것이다. 더욱이 세계 최고의 방역체계를 세우고 헌신적으로 대응해온 공무원들과 의료관계자들을 생각하면 '무능'이라는 비판은 다소 과하다.

언론에서는 백신에 대한 정부의 과신과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에서 영업시간과 허용 인원을 한꺼번에 완화한 것 등을 5차 대유행의 원인으로 진단하고 있다.

언론의 이런 진단은 5차 대유행 현상에 대한 진단으로는 의미가 있으며, 따라서 3차 접종 기간 단축과 방역지침 강화 등은 타당하고 필요한 조치이다. 그러나 정부를 향한 국민의 비판은 원인의 근본이 백신에 대한 과신이나 다소 성급한 단계적 일상회복에 있을까?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에 있으며, 그 원인을 국무위원들이 제공했다.

특권의식의 홍남기 부총리

5차 대유행이 불러온 정부에 대한 비판에는 답답한 일상에 지친 우리 시민들의 짜증, 소상공인들과 문화예술인들과 같이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든 사람들의 고통, 학교에 아이들을 보낼 수도 보내지 않을 수도 없는 엄마 아빠의 걱정 등이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정부의 방역 지침을 둘러싼 정부와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의 격렬한 충돌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 시민들의 자발적 방역대책 참여와 정부에 대한 신뢰는 경이롭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번 5차 대유행에 대해서는 유독 시민의 비판이 이전과 달리 날이 날카롭게 서있는 것은 왜일까?

현재 정부비판의 가장 큰 원인은 민생정책의 실패와 콩밭(선거)에 마음이 가있는 관료들에게 있다. 즉 방역대책에서의 실패 하나에서 당면문제의 해법을 찾을 것이 아니라 민생 전반과 공직자의 기강까지 종합적인 진단과 접근이 필요하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월23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1년 세법 개정안과 관련해 브리핑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실례로 가계부채억제를 위한 대출 규제 강화가 서민들의 가계부담 가중과 부동산 실수요자들을 옥죄는 부작용을 보이고 있다. 반면 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영업이익이 100조원을 넘어섰고, 한국의 은행들의 이자이익은 폭등하여 3분기에만 4.6조원의 순익을 냈다. “다른 나라 은행들은 코로나 시기에 영업이익률이 줄었는데 한국의 은행들은 확 늘었다”는 이재명 후보의 지적은 정부의 역할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이런 와중에 홍남기 부총리는 서울대 병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의 '특혜입원'을 부탁하면서 대중의 공분을 사는 가하면, 강원도지사 출마설이 크게 불거지면서 마음은 이미 선거에 간 거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일으켰다. 대통령이 나서서 대통령 임기까지 함께 하자고 하면서 출마관련 논란은 수습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그동안 기재부 행태에 실망이 큰 국민들 입장에서 보면 홍남기 부총리는 뱉을 수도 삼킬 수도 없어 난망하기만 하다.

▲ 그림 3) 12월3일부터 9일까지 스피치로그 BIZ 키워드 '홍남기' 커뮤니티 분석 결과
▲ 그림 4) 12월3일부터 9일까지 스피치로그 BIZ 키워드 '홍남기' 커뮤니티 발언 순위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유은혜 부총리

내년 2월부터 청소년에게 '방역패스'를 적용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학부모와 시민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필자 개인은 이 방침을 지지한다. 그러나 시민과 학부모의 불만이 어디에서 출발했는지에 대해서 정부당국과 유은혜 장관은 모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미 비대면 수업으로 학부모와 학생 모두 지쳐있다. 그리고 다수의 학부모는 물론 사회 전체가 우리 아이들의 학력저하와 격차는 물론 건강과 신체발달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5차 대유행과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부장관의 행보는 시민과 교육현장을 찾아 함께 대안을 찾아가는 소통이어야 했다.

현장에서 교사들과 함께 학력저하나 격차, 아이들의 건강, 학부모와 불안해소, 비정상적인 조건에서의 교육과정 내실화 등 풀어야할 문제를 의제로 올리고 대안을 찾는 과정이 충분히 선행되었어야 했다. 그리고 학부모와 시민들을 만나 그들의 하소연과 불만, 비판과 요구를 직접 경청하는 과정에서 '청소년 방역패스' 여론을 만들어 가야 했다. 즉 어려울수록 가장 중요한 소통 과정을 더 충실히 만들고 상처와 불안으로 얼룩진 시민의 마음을 세심하게 배려했어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 방역패스'를 발표했다면 이렇게 큰 비판과 불만에 직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언론의 경기도지사 출마관련 질문에 유은혜 장관은 고민하고 있다고 답하고, 국무총리는 국무위원의 출마는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공직이란 국민의 공복인데 (선거를 위해 사퇴한다면) 국민에게 조롱을 당할 것”이라며 단속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 국민의 눈에 곱게 보일 리가 없다.

▲ 유은혜 교육부 장관. 사진=민중의소리

성공한 정부는 끝까지 책무를 다하는 정부

사회경제구조의 양극화와 함께 코로나19로 민생의 고단함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연일 관련하여 새로운 이슈가 나오고 있다. 실례로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코로나 19 손실보상 100조원 지급'을 제안하자, 이재명 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수용의사와 함께 즉각적인 여야 협상을 요구했다. 앞으로 이 논의가 어떻게 전개될 지는 지켜봐야할 일이지만, 대통령 선거 이후 지급이든 이전 지급이든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준비하고 진행해야한다는 점을 문재인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앞두고 있는 현재,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까지 공직사회의 기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장관들부터 마음이 다른 곳에 가 있다면 누가 민생위기와 코로나 위기를 책임지고 관리한단 말인가.

김부겸 국무총리와 유은혜 부총리, 전해철, 박범계, 황희, 권칠승 장관 등 현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의 다수가 민주당 국회의원들이다. 민주당 입장에서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으로 다음 대선에 기여해야하며, 국민 입장에서는 코로나 위기와 민생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맡은 책무를 끝까지 다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는 2022년 5월9일까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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