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뒤 안 맞는 조송화의 해명..'자업자득' IBK, 결단 내릴까

최희진 기자 2021. 12. 12. 14: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경향]

IBK기업은행 조송화. 연합뉴스·공동취재단


IBK기업은행 세터 조송화(28)가 팀 이탈을 ‘정당한 외출’이라고 항변하는 등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이면서 IBK기업은행의 다음 행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팀을 떠나는 조송화에게 차량까지 제공했던 구단은 자신들의 ‘업보’에 발목 잡힌 모양새가 됐다.

조송화 측 대리인인 조인선 법무법인 YK 변호사는 지난 10일 서울 상암동 한국배구연맹 사무국에서 실시된 상벌위원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송화가 지난달 팀을 무단 이탈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질병·부상 등을 치료하기 위해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조 변호사가 제시한 근거는 당시 보도된 기사 내용이다. 조 변호사는 “구단 관계자가 11월18일 ‘무단 이탈이 아니다, 선수의 몸이 아픈 상황이다’라고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나온 구단 관계자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조송화가 팀을 나간 건 통상적인 진료, 재활 등을 위한 외출이 아니었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23일 언론 인터뷰에서 “조송화를 (팀 복귀 의사를 타진하기 위해) 몇 차례 만났고, 조송화가 서남원 감독님이 있는 상태에선 복귀할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조송화가 복귀를 거부한 주된 이유가 서 전 감독 때문이라는 얘기다.

팀을 나가는 과정도 일반적이지 않았다. 김사니 전 코치는 조송화가 팀을 나갔던 지난달 13일의 훈련 분위기를 설명하면서 “서 감독님이 송화에게 (지시 이행을) 왜 안 하냐고 물어봤는데 대답을 안 하는 상황이 시작됐다. 조송화가 팀을 이탈했고 감독님이 화가 많이 나셨다”고 말했다. 김 전 코치의 진술은 조송화가 단순히 진료·재활을 위해 일반적인 절차에 따라 감독에게 보고하고 외출한 게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지난달 구단은 조송화를 임의해지하려다가 본인 동의를 얻지 못해 실패했다. 곧이어 구단은 배구연맹에 조송화를 상벌위에 회부해달라고 요청했다. 상벌위가 조송화에게 성실의무 및 선수 이행의무 위반 등의 책임을 구단 대신 물어주기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벌위는 “결정을 보류한다”며 공을 다시 구단으로 넘겼다.

문제 해결을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구단도 조송화의 팀 이탈과 관련해 떳떳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구단은 조송화가 지난달 16일 페퍼저축은행전이 끝나고 다시 팀을 나갈 때 구단 차량을 제공하는 등 선수에게 ‘장단’을 맞춰줬다. 또 조송화의 이탈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하던 때에 구단이 사태를 무마하고자 “선수 몸이 아프다” “무단 이탈은 아니다”라고 말했던 것도 지금 구단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됐다.

구단은 상벌위의 결정 보류에도 조송화와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구단에 남아있는 대안은 자체 징계, 트레이드, 계약해지 등으로 좁혀진다. 구단 관계자는 상벌위가 끝난 후 “이후 절차는 지금부터 검토해서 빠른 시일 내에 답을 찾겠다”고 말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