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650%, 손발이 덜덜 떨린다"..대출 옥죄기에 '대출 난민' 사채시장 내몰려
은행→2금융→대부업체→불법 사금융
#경기도 소재 00전통시장 상인 278명은 시장 내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면서 자금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는 사채업자 2명으로부터 3년간 총 6억7000만원을 빌리며 연 3650%의 이자를 부담했다. 이 같은 이자율은 현행 대부업법상 최고 금리 연 20%의 180배가 넘는 수준이다.
금융당국의 은행권 가계대출 옥죄기로, 2금융권 풍선효과가 '사상 초유'의 규모로 불었다. 이로 인해 2금융권도 전방위 대출관리에 나서면서 '대출 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2금융권에 고신용자들이 대거 이동하면서 금융취약계층이 '대출 난민'이 돼 불법 사채시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발표한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한 달 새 5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 중 지난달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2조9000억원으로 전월(1조원)의 3배 가까이로 불었다. 상호금융이 2조1000억원 증가해 전월(4000억원) 대비 5배정도 급증했다. 새마을금고도 1조4600억원이 늘어 전월(6000억원) 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은행을 중심으로 강도 높은 대출 총량관리가 이어지면서 대출 수요가 2금융권으로 몰린 탓이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저축은행의 대출 한도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새마을금고와 신협은 신규 가계대출을 중단한 상태다.
2금융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 중 18곳은 이미 지난 6월 말 기준 금융당국의 총량 기준(21.1%)을 넘어섰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여력이 바닥을 보이다 보니,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 위주로 돈을 빌려 주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을 금융사별로 각각 10.8~14.8% 수준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올해 증가 폭의 최대 약 50%로 줄어든 규모다.
더욱이 다음달부터 2금융권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을 60%에서 50%로 강화될 예정이어서 서민들의 '한 숨' 소리는 더 깊어지고 있다. 또 저신용자가 '급전 창구'로 이용하던 카드론도 다음달부터 DSR 산정에 포함된다.
금융취약계층이 주로 찾는 카드론(장기카드 대출) 금리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더욱이 최근 고신용자 수요가 몰리면서 그동안 카드론을 이용하던 저신용자의 생계형 대출까지 막히는 형국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표준등급 기준 카드론 평균금리는 12.09~14.73%였다. 7개사 평균값은 13.58%로 전월(13.17%) 대비 0.41%포인트 올랐다. 이달 초 우대금리(2%) 마저 사라지면서 카드론 금리는 3% 포인트 이상 껑충 뛰었다.
카드론 금리 상승세에도 불구, 고신용자들이 대거 유입되는 이색 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신용점수 900점대 고신용자(10월 말 현재)가 신한카드에서 받은 카드론 금리는 평균 9.14%로 2개월 전보다 1.47%포인트 올랐다. 삼성카드에서도 같은 기간 1.45%포인트 오른 평균 10.30%를 기록했다. 현대카드와 KB국민카드에서도 각각 0.82%포인트, 0.44%포인트 높아졌다. 금리 상승에도 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카드 등 국내 6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9월말 금리 10% 미만 카드론 회원 평균 비중은 12.59%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8월 고신용자 평균 비중인 9.57%과 비교해 3.02%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삼성카드는 한 달 새 그 비중이 7.47%포인트 뛰며 24.79%를 집계됐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각각 18.13%, 6.55%던 10% 미만 카드론 이용자 비중이 23.36%, 10.92%로 올랐다. 카드론 금리 10%는 고신용자를 나누는 기준선이다.
카드론 금리 상승세는 앞으로도 상당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이 내년 1분기 내에도 한차례 더 기준금리 인상이 유력 시 되고 있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2~3금융권 풍선효과 역시 시장을 왜곡한 금융정책의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힌다"면서 "금융당국의 과도한 대출규제가 지속하면 '손발이 덜덜 떨릴 정도의' 과도한 이자 부담을 떠안고서도, 불법 사채 시장을 찾는 사람이 10만명을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최근 대부업체 음성화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불법사금융 광고도 서울 시내 도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실정이다.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정말 그렇게 빠를 필요 있나"…`즉시배송` 돈된다며 뛰어든 기업들 왜 [홍키자의 빅테크]
- 한국, 국제해사기구 최상위 이사국 11회 연속 선출
- `58년 개띠`가 진짜 큰손…패션 음식 웰빙 안 아끼고 쓴다
- "탄소중립 과속…서울 3.5배 땅에 태양광 깔릴 판"
- 56% "코로나 낙인 겁나"…OTT 이용자 67% 급증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카드 한 장에 수천만원…또 하나의 신세계
- ‘결혼 4주년’ 맞은 우혜림, 임신 14주차 땡콩이 엄마! “오늘은 둘만 데이트”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