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미국에 뉴욕캠퍼스 설립"..70대 재미 사업가의 기부 의사가 '계기'
[경향신문]
카이스트(KAIST)가 글로벌 인재를 키우기 위해 미국 뉴욕에 ‘글로벌 캠퍼스’를 설립하기로 했다. 카이스트의 뉴욕캠퍼스 설립 프로젝트는 한 재미 사업가의 기부 의사를 계기로 본격 추진된다.
카이스트는 12일 “학생들이 도전과 혁신을 통해 글로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초일류 과학기술 대학으로서의 세계적인 위상을 높이기 위해 뉴욕캠퍼스 건립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한국 캠퍼스에 재학중인 학생을 뉴욕캠퍼스로 보내는 것은 물론 뉴욕 현지에서도 신입생을 선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광형 총장은 “우선은 뉴욕캠퍼스로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실리콘밸리 캠퍼스도 오픈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에 별도의 캠퍼스를 세우겠다는 얘기다.
카이스트의 뉴욕캠퍼스 설립 계획은 이 대학 이광형 총장의 의지와 재미 사업가인 빅투자그룹 배희남 회장(75)의 기부 의사가 맞물리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배 회장은 카이스트 측에 뉴욕에 1만평 상당의 캠퍼스 부지와 건물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배 회장은 1981년 미국으로 건너가 부동산 투자 등으로 부를 축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회장은 “한국의 인재들을 세계의 리더로 성장하도록 교육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미국에 온 지 40년이 조금 넘었는데, 세상에 보람 있고 좋은 일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총장과 배 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뉴욕캠퍼스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대한민국 젊은이들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이들을 4차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가는 창조적 인재로 육성하겠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는 하지만 뉴욕캠퍼스에 학부와 대학원을 모두 세울 것인지, 둘 중 하나만 세울 것인지 등 세부 내용은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캠퍼스의 규모나 설립 예정시기 등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카이스트는 배 회장이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기부하는 데 1년 정도, 이후 캠퍼스를 조성하는데 추가로 1~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우선은 한국의 카이스트 학생을 뉴욕에 보내 글로벌 교육 기회를 마련하고, 나중에는 뉴욕에 새로운 학과를 설립할 예정”이라면서 “카이스트가 잘할 수 있는 분야, 미국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분야를 선정해 뉴욕 현지에서 학생을 선발해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이스트는 뉴욕캠퍼스 설립을 계기로 ‘글로벌 쌍둥이 전략(Global Twin Strategy)’을 적극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글로벌 쌍둥이 전략’은 카이스트가 한국과 세계(미국)라는 2개의 시야를 바라보면서 성장해 가는 것을 핵심 내용으로 한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학생들이 바라보는 ‘꿈의 크기’와 ‘시장의 크기’를 뉴욕·보스톤·실리콘밸리 등 글로벌 차원으로 키울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이스트가 미국에 강의실·기숙사·연구실·식당 등의 제반 시설을 구축해 별도의 캠퍼스를 운영하기까지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의 교육제도나 법적 절차에 차이가 많기 때문이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기업들과 긴밀한 협력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라면서 “뉴욕캠퍼스를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조하는 연구중심형, 기업형 캠퍼스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일 선임기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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