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단기 고점인가?"..신임 대표까지 경영진 8명 자사주 900억 매각

고득관 2021. 12. 12.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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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한국거래소]
국내 대표 핀테크업체인 카카오페이의 주요 경영진들이 코스피200 지수 편입일 직전 보유하던 자사주 900억원 어치를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격적인 공매도 공세에 앞서 지분을 대량 처분한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의 지분 매각 소식에 개인 투자자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지난 10일 카카오페이는 전일 대비 1만2500원(6.00%) 내린 19만6000원에 마감했다.

이날 류영준 대표 등 경영진 8명은 카카오페이 주식 약 900억원 어치를 시간외 매매 방식으로 매도했다고 공시했다. 경영진 8명 모두 자사주를 1주도 남기지 않고 전량 매각했다.

류 대표는 23만주를 주당 20만4017원에 매도했다. 469억원의 현금을 손에 쥔 것이다. 또 이진 부사장은 153억원, 나호열 부사장은 73억원, 장기주 CFO 겸 부사장과 이지홍 부사장은 각각 61억원, 이승효 부사장과 전현성 경영지원실장도 각각 1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현금화했다. 심지어 카카오페이의 새 대표로 내정된 신원근 기업전략총괄 부사장도 3만주, 61억원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이들 경영진은 지난달 24일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함께 행사했고 이 물량을 보름여 만에 모두 처분했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지분 매도량은 카카오페이의 하루 거래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은 총 44만993주를 매도했다. 이는 지난 7일 카카오페이의 일간 거래량 50만7608주에 육박하는 수량이다. 카카오페이의 거래량이 가장 적었던 지난달 22일 21만6939주에 비해서는 2배 이상 많다.

경영진의 자사주 매각은 일반적으로 악재로 인식된다. 경영진은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최고위급 내부자이기 때문이다. 또 주요 투자자나 주주와의 관계를 고려해 현직에 있을 때는 주식을 팔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사를 떠난 뒤에는 지분을 매각해도 공시 등을 통해 매도 사실을 밝히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각종 주식 게시판에서도 '다른 임원이 주식을 판다고 하면 주가가 더 오를테니 기다려라고 하는 게 정상적인 경영진 아닌가', '새 대표도 주식을 다 던졌다고 하니 회사의 미래를 알 거 같다' 등 경영진의 지분 매각을 성토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지분 매각 시점에 대해서도 말이 나온다. 지분 변동일로 표시된 10일이 결제일임을 감안하면 실제로 매도를 한 시점은 지난 8일로 추정된다.

지난 9일 종가 기준으로 카카오페이는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됐다. 통상 지수를 추종하는 기관 투자자들은 지수 편입일 이전 해당 종목의 매수를 마무리한다.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공매도가 가능해지기 때문에 지수 편입일이 주가의 단기 고점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공매도 허용 첫날인 이날 하루 동안에만 카카오페이에 165억원의 공매도가 쏟아졌다. 코스피에서 4위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증권가에서는 경영진들의 대량 매도가 양도세 이슈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10억원 이상의 상장사 주식을 보유하면 대주주로 지정돼 20%가 넘는 양도세가 나온다"라며 "과세 기준일인 올 연말을 넘지 않고 카카오페이 주가에 최대한 영향을 적게 주기 위해 시간외 거래로 지분을 넘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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