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대 기숙사 또 치료센터로..한겨울 일방 통보에 학생들 반발

이승연 2021. 12. 12.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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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연달아 이럴 수 있나요. 이번이 벌써 세 번째에요."

시립대에 재학 중인 20대 김모씨는 지난 3일 학교 측으로부터 이달 22일까지 기숙사 방을 비우라는 문자를 받았다.

김씨는 "당시 임시숙소로 마련된 호텔은 학교 근처보다 물가도 높고 조리도 불가해 생활비가 200만원은 더 들었다"며 "환자를 치료해야한다는 건 공감하고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데도, 뉴스와 문자로 소식을 접하는 등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은 전혀 개선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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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세 번째.."방학 때마다 방 빼라니, 시험 준비 어려워"
서울시 "송구스럽지만..코로나 상황 여의치 않아"
2020년 12월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대 생활관에서 외국인 학생들이 대체 숙소인 호텔로 가기 위해 짐을 빼던 모습.당시 서울시립대는 서울의 대학 기숙사 중 가장 먼저 생활치료센터 전환이 확정된 바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조다운 기자 = "학생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연달아 이럴 수 있나요. 이번이 벌써 세 번째에요."

시립대에 재학 중인 20대 김모씨는 지난 3일 학교 측으로부터 이달 22일까지 기숙사 방을 비우라는 문자를 받았다. 기숙사가 생활치료센터로 이용된다는 이유였다.

김씨는 "하루아침에 집이 증발했어요. 매번 이렇게 쫓겨나는 게 너무 억울해요"라고 털어놓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병상이 부족해지자 서울시립대는 서울시의 요청에 따라 이달 23일부터 동계 방학 기간에 교내 기숙사를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했다.

지난해 겨울방학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생활치료센터 전환이다.

기숙사에 거주하던 학생들은 대체 숙소로 마련된 건국대 기숙사로 이주하거나 스스로 방을 구해야 하는 사정이 됐다. 지금까지 370여명의 기숙사생들이 건국대 기숙사 이주를 신청했다.

퇴실 3주 전에 이뤄진 통보에 방학 계획을 세우고 있던 학생들은 당황스러움을 호소했다.

공인회계사 시험을 준비 중인 한모(25)씨는 "방학이라 하더라도 수업 듣고 스터디도 가야 하는데 건대로 집을 옮기면 이 루틴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며 "결국 원룸을 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비교적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학업에 집중할 수 있는 게 시립대의 장점인데 방학 때마다 짐 빼라고 하니 그런 이점이 다 사라진다"며 "'서울시립이니까'라며 일방적으로 행정을 처리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건대 기숙사 이주를 선택한 1학년 최모(19)씨도 "학교 근처에서 하기로 한 알바가 있는데 거주지를 옮기게 되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며 "기숙사 처음 들어올 때 쓰는 계약서에도 '학교에서 방 빼라고 할 때 무조건 빼야 한다'는 조항이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지난 7월 17일 동대문구 서울시립대에 만들어지는 생활치료센터에서 관계자들이 시설을 마련하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시립대 학생들은 지난해 겨울방학에도 동대문구·중구 일대 호텔 임시숙소에서 생활했다. 당시 호텔 투숙 종료 시점과 기숙사 복귀 시점 사이 6일가량 공백이 생기며 오갈 곳 없는 상황에 부닥치기도 했다.

학생들은 서울 전역에 병상이 부족한 사정을 이해하면서도 서울시와 학교 측의 일방적인 통보 방식은 나아지질 않고 있다고 전했다.

김씨는 "당시 임시숙소로 마련된 호텔은 학교 근처보다 물가도 높고 조리도 불가해 생활비가 200만원은 더 들었다"며 "환자를 치료해야한다는 건 공감하고 피해를 감수하고 있는데도, 뉴스와 문자로 소식을 접하는 등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은 전혀 개선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행정처와 학생회를 통해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겠다. 학생들에게 매우 송구스럽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여의치 않아 양해를 구한다"고 설명했다.

winkite@yna.co.kr, 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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