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테크] 선 없는 TV, 편리하지만 층간소음 거슬리네..LG 스탠바이미 써보니

윤진우 기자 2021. 12. 12. 06:0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외관은 키오스크, 운영체제는 TV용 웹OS 사용
27인치 터치스크린 탑재해 스마트폰과 비슷
대용량 배터리 넣어 자유로운 이동 가능
무빙휠 움직이는 소리·진동 커 층간 소음 부담
고정 장치 없어 넘어질까 사용 내내 걱정

LG전자가 지난 7월 선보인 LG 스탠바이미는 신개념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이다. 배터리가 탑재된 스탠드에 27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를 달아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하다. 출고가는 109만원으로 비싸다는 평가가 많지만 완판 행진을 펼치며 없어서 못 살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지난 8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LG 스탠바이미를 구입한 인증샷과 “묘한 매력이 있다”라는 코멘트를 남기면서 LG 스탠바이미는 ‘정용진 TV’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LG 스탠바이미를 사용해봤다.

LG 스탠바이미의 외관 디자인은 매장에 가면 만날 수 있는 키오스크(상업용 디스플레이)를 연상시킨다. 깔끔한 화이트 색상에 패브릭 재질로 뒷면을 마감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젊은 느낌을 준다. 높이와 무게는 각각 1m, 17㎏으로 제품 하단에 달린 무빙휠(바퀴)을 굴려 끌고 다니며 사용할 수 있다.

LG 스탠바이미는 기존 TV·모니터와 달리 무빙스탠드 디자인을 적용해 원하는 곳으로 제품을 옮겨가며 사용할 수 있다. /윤진우 기자

LG 스탠바이미는 기존 모니터·TV와 3가지의 차이점을 보인다. 터치스크린, 자유로운 이동, 높낮이 및 각도 조절이 대표적이다. LG 스탠바이미는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27인치 모니터 크기에 풀HD(1920×1080) 해상도, 터치 기능을 탑재했다. 국내에 판매 중인 모니터·TV 제품 가운데 유일하게 터치 기능을 지원하는 27인치 디스플레이라는 게 LG전자 측의 설명이다.

제품 하단에 무빙휠을 달아 침실, 부엌, 서재 등 소비자가 원하는 곳으로 옮겨가며 사용할 수 있다. 동시에 5000㎃h(밀리암페어시) 용량의 배터리를 내장해 전원 연결 없이 최대 3시간 사용 가능하다. 무빙스탠드는 디스플레이를 사용자 위치에 맞춰 조절할 수 있도록 한다. 디스플레이를 시계 및 반시계 방향으로 돌려 세로모드로 사용할 수 있으며, 높이를 20㎝ 올리거나 내릴 수도 있다. 좌우로 65도 돌리는 스위블(Swivel)과 위아래로 25도 기울이는 틸트(Tilt) 기능도 가능하다. 소파에 앉거나 침대에 누워서도 편안하게 시청할 수 있다.

LG 스탠바이미의 소프트웨어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TV와 동일하다. LG TV에 탑재된 웹OS 6.0 운영체제(OS)를 그대로 사용한다. 무선으로 인터넷을 연결하면 LG전자가 제공하는 144개의 TV 채널을 무료로 시청할 수 있다. 동시에 유튜브· 넷플릭스·티빙·웨이브 등 다양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별도 설치 없이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기호에 따라 다양한 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사용할 수도 있다.

LG 스탠바이미는 무빙스탠드를 적용, 높이를 20㎝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LG전자 제공

사용자경험(UX)은 스마트폰과 비슷하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터치해 대부분의 기능을 조작할 수 있고, 화면을 쓸어 넘기는 스와이프 콘트롤을 지원한다. 또 화면 왼쪽을 쓸어 넘기면 ‘뒤로가기’가 가능하고, 화면 하단의 중간 부분을 손가락으로 쓸어 올리면 ‘홈화면으로 이동’한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에게 익숙한 사용 환경이지만, 사용 내내 LG TV를 터치로 사용하는 느낌이 들었다.

디스플레이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도 탑재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스마트폰을 디스플레이 후면에 터치하면 스마트폰 화면을 LG 스탠바이미에서 바로 볼 수 있다. LG 스탠바이미는 애플 에어플레이 기능은 아직까지 지원하고 있지 않는데, 이달 중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 에어플레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에어플레이는 아이폰, 아이패드 등 iOS 기반 기기와 TV 화면을 연동하는 기능이다.

다만 기대가 큰 만큼 LG 스탠바이미의 아쉬움도 많았다. 장소를 옮겨가며 사용할 수 있지만 제품 하단에 적용된 5개의 무빙휠의 소음이 매우 커 이동하며 사용하는 데 부담이 된다. 강마루와 대리석 바닥에서 사용한 결과 층간 소음이 걱정될 정도의 큰 소리가 났다. 택배 기사들이 짐을 옮길 때 쓰는 수레 소리와 비슷했다. 장판에서 이동할 경우 무빙휠의 속도가 느려져 끌고 다니는 데 힘이 들었다. 표면이 매끄러운 바닥이 아니면 이동하는데 불편하다. 그렇다고 17㎏이 넘게 나가는 LG 스탠바이미를 매번 들고 다닐 수도 없다.

LG 스탠바이미는 디스플레이를 좌우, 위아래로 조정하거나 90도 회전할 수 있어 시청 자세에 맞춰 사용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 뒷면은 패브릭 재질로 마감해 고급스러우면서도 젊은 느낌을 준다. /윤진우 기자

무빙휠을 고정하는 장치가 없어 이동 중 매트나 가구 모서리에 부딪히면 제품이 넘어져 다칠 위험이 있다. 특히 어린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아이들이 제품을 움직이며 장난치지 않을까, 제품이 넘어져 다치지 않을까 계속해서 신경 써야 한다. 일주일로 계획한 LG 스탠바이미 체험을 3일로 줄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터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유튜브 앱(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경우 화면 하단에 있는 추천 영상을 터치로 끌어올릴 수가 없어 불편하다. 다른 영상을 찾거나 검색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리모컨을 사용해야 했다. 또 유튜브, 티빙, 넷플릭스 등 대부분의 OTT 앱에서 세로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댓글을 입력하거나 다른 영상을 찾기 위해서는 시청 중인 영상을 멈춰야 한다. 화면 끝부분을 터치하면 영상을 10초 단위로 건너뛰기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다. 영상을 빠르게 보길 원하는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1.2배·1.5배 속도 조절이 되지 않는 부분도 아쉽다.

LG 스탠바이미는 혼자 사는 20~30대 젊은층이나 50대 이상 노년층에 적합한 제품으로 보인다. LG전자 광고처럼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하는 고객’에게 알맞다. 또 의류나 액세서리, 빵 등을 판매하는 소규모 점포에도 적합하다. 반면 3~4인 가구나 층간 소음이 걱정되는 아파트 등에 거주하고 있다면 LG 스탠바이미는 활용성이 떨어질 수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