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진아 살살해라"..차노스 분노하게 한 블로퀸의 맹활약 [MK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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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양효진의 플레이는 적장조차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게 만들었다.
패장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후 "지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우리가 못했다기보다 현대건설이 잘했다"고 의연하게 말했지만 양효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쓴웃음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양효진을 향한 차 감독의 원망 아닌 원망은 GS칼텍스가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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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의 양효진의 플레이는 적장조차 패배를 깨끗이 인정하게 만들었다.
현대건설은 1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1-2022 V-리그 3라운드 GS칼텍스와의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지난 7일 한국도로공사에게 패하며 12연승을 마감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2위 현대건설과 격차를 승점 8점으로 벌리며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날 현대건설의 히어로는 양효진이었다. 팀 내 최다인 23득점을 폭발시키며 GS칼텍스의 5연승을 저지했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이 경기 중 발목 통증으로 주춤했던 가운데 공격의 중심을 확실하게 잡아줬다.
패장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은 경기 후 “지기는 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한다. 우리가 못했다기보다 현대건설이 잘했다”고 의연하게 말했지만 양효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쓴웃음과 함께 고개를 저었다.
차 감독은 “양효진을 막으려고 2~3명이 붙기도 했는데 잘 안됐다. 결국 흐름이 (현대건설에게) 넘어갔다”며 “양효진을 대비할 때 머리가 아프다. 알면서도 그런 상황이 됐다”고 강조했다.
양효진을 향한 차 감독의 원망 아닌 원망은 GS칼텍스가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 계속됐다. 양효진은 수훈선수 인터뷰를 위해 인터뷰룸으로 들어오다가 복도에서 들리는 고함 소리에 얼굴을 잠시 밖으로 내밀었다.
차 감독은 양효진에게 큰 소리로 “야 살살 좀 해”라고 찬사가 섞인 호통을 남겼다. 양효진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은 뒤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양효진은 “앞선 경기였던 도로공사전에서 스스로 플레이에 답답했던 게 있었다. 이번 경기는 잘하고 싶었다”며 “연승은 깨졌지만 다들 크게 연연하지 않았다. 그래도 연패는 당하고 싶지 않았는데 다들 지면 안 된다는 생각 속에 잘 해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차 감독이 자신을 향해 ‘알고도 막기 힘들다’고 극찬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연구를 많이 하는데 한 경기 한 경기 해냈을 때 기분이 좋은 것 같다”며 “운동선수로서 뭔가 실행해 보려고 했던 게 게임에서 잘 이뤄지면 기쁘다”고 설명했다.
자신 때문에 패한 상대 사령탑이 치켜세워준 부분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프로 데뷔 후 10년이 넘은 베테랑으로서 차분히 매 경기를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양효진은 “어릴 때는 잘하면 마냥 기분이 좋았지만 지금은 다음 경기가 또 이어지니까 무덤덤하게 넘기려고 한다”며 “이렇게 받아들이는 게 시즌을 치르면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수원=김지수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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