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일본→KBO, 동생은 일본→MLB..'160km 불꽃투 형제'의 엇갈린 운명

2021. 12. 12. 04: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형제는 어릴 때부터 함께 야구를 시작했다. 나란히 미국 무대를 노크했지만 형은 잠깐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하지만 동생에게는 기회가 없었다. 일찌감치 동생은 새로운 안착지를 찾아 떠났다. 일본 프로야구이다. 결국 내년 어릴 적 꿈이었던 메이저리그 무대에 선다.

잘 나갈 것 같았던 형은 메이저리그에서 쫓겨났다. 형도 동생이 있는 일본으로 향했다. 비록 형제는 일본이라는 나라에서 재회했지만 형제의 팀은 달랐다. 동생이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루며 미국으로 돌아갔고 혼자 남은 형은 다시 바다를 건너 한국에 왔다.

베네주엘라 출신 야구 선수 알버트(Albert)-로베르토(Roberto) 수아레즈 형제 이야기이다.

먼저 1989년생 형이야기. 지난 7일 삼성은 알버트 수아레즈 영입을 발표했다. 삼성은 7일 "수아레즈와 계약금 10만달러, 연봉 70만달러, 인센티브 20만달러 등 최대 총액 100만달러의 조건에 사인했다"며 "미국 현지 MRI 촬영 자료를 토대로 국내 병원 2곳에서 메디컬체크도 마쳤다"고 밝혔다.

우완투수 알버트는 키 190cm, 체중 106kg의 큼지막한 체격을 자랑한다. 2006년 아마추어 프리에이전트 신분으로 탬파베이와 계약하며 미국 땅을 밟았다. 2016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3승8패, 평균자책점 4.51, WHIP 1.29이다. 마이너리그에선 통산 28승37패, 평균자책점 3.65, WHIP 1.27을 기록했다.

알버트는 지난 2019년부터 3년간 일본프로야구(NPB)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뛰었다. 통산 10승8패, 평균자책점 3.00, WHIP 1.32의 성적을 남겼다. 올시즌 팀의 재팬시리즈 우승의 한축을 담당했다.

알버트의 주무기는 빠른 공이다. 올 시즌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152.8km에 달한다. 구종도 다양하고 제구력도 좋아 삼성이 낚아챘다.

다음은 동생, 1991년생 로베르토 이야기. 형이 한국행을 결정하기 1주일전 동생은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이어서 평생 꿈꾸어 왔던 빅리거가 됐다.

동생의 계약조건은 형과 비교할 수 없다. 우완 투수인 로베르토는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 2년 1100만 달러(약120억 원)에 계약했다. 형의 11배이다.

로베르토는 내년 시즌 500만 달러, 100만 달러의 바이아웃과 함께 2023년 500만 달러의 선수 옵션이 포함됐다.

물론 형제의 연봉차는 이미 일본에서 함께 뛸 때부터 큰 차이가 있었다. 올 시즌 동생이 2억6000만 엔(약 27억 4000만 원)을 받은 반면 형은 20%수준인 5200만 엔을 받았다.

로베르토는 단 한번도 빅리그에 이름을 올린 적이 없다. 그의 야구 인생도 파란만장하다. 마이너리그와 멕시칸리그에서 뛰던 로베르토는 형보다 먼저 일본 땅을 밟았다.

2015년 11월2일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 2016년 2승6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하며 한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그는 2017년 멕시코와의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팔꿈치 부상을 당하고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한 시즌을 쉬었다.

수술에서 회복한 수와레즈는 2018년 완전히 일본 프로야구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2020년에는 한신으로 팀을 옮기며 마무리투수로 활동했다. 지난 해 25세이브, 올해는 42세이브를 거두었다.

특히 평균자책점이 1.16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자리매김했고 결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계약에 성공했다.

로베르토도 빠른 공을 던진다. 올해 이런 사연도 있었다. 일본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형제 투수가 160km의 강속구를 뿌렸다고해서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알버트가 올해 히로시마 도요카프전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1회 160km짜리 공을 뿌렸다. 로베르토도 올해 163km 광속구를 던진 바 있다. 동생에 이어 형이 160km를 기록하자 일본 언론들은 "NPB 최초로 160km 형제가 탄생했다"고 일제히 보도했었다.

2019 시즌부터 3년간 낯선 일본땅에서 의지했던 형제는 이제 각각 한국과 미국으로 떠났다. 동생의 성공스토리는 형에게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형 만한 아우 없다’ 고 했는데 있다는 것을 보여준 로베르토이다.

[알버트-로베르토 수아레즈. 사진=AFPBBNews, 로베르토 인스타]-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