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묵직한 한 마디..'가성비 갑' 이적생, 1억원 이상의 특별함

2021. 12. 11.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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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고맙다."

올 시즌 키움 이용규는 '가성비 갑'의 대명사였다. 2020시즌을 앞두고 한화에서 방출된 뒤 연봉 1억원, 옵션 5000만원에 키움과 계약했다. 133경기서 타율 0.296 1홈런 43타점 88득점 17도루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도루성공률도 89.5%로 높았다.

대형 FA 계약을 맺고 한화에서 뛴 베테랑이지만, 단돈 1억원(옵션 별도)에 키움에서 뛴 퍼포먼스가 한화 시절보다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이정후 외에 확실한 외야수가 부족한 키움의 약점을 제대로 긁었다.

만 36세 시즌에 에이징 커브 징후 없이 공수에서 수준급 활약을 선보인 게 최대 수확이다. 그러나 구단 내부적으로는 숫자 이상의 효과에 주목한다. 실질적인 덕아웃 리더이자 행동으로 증명한 참 선배였기 때문이다.

이용규는 4~5월 타격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당연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러나 덕아웃에서 내색하지 않았다. 그는 시즌 중 "솔직히 헬맷을 던지고 방망이를 부러뜨리고 싶은 적도 있었다. 그러나 참았다. 안 될 때일수록 잘하는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줬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최고참과 저연차의 언행이 덕아웃에 미치는 영향력에는 차이가 있다. 아무래도 후배들은 선배의 심기가 불편하다는 걸 아는 순간, 눈치를 보게 돼 있다. 이용규는 자신의 야구가 안 풀릴지언정 잘 하고 있는 후배들을 굳이 위축시키고 싶지 않았다. 보이지 않는 배려였다.

"국내 최고 유격수가 될 자질이 있다"라는 말을 들은 김혜성은 실책에 대한 부담을 지웠다. 이정후는 이용규의 묵묵한 개인훈련에 남다른 감정이 느껴졌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특별하지 않지만, 1년이 지나고 보니 이용규는 덕아웃에서 무게감이 있는 베테랑이었다. 젊은 선수가 많은 키움에 꼭 필요한 선수였다.

고형욱 단장도 최근 전화통화서 "올 시즌에 칭찬해주고 싶은 선수가 많다. 김재웅이나 김주형 등 젊은 선수들이 잘해줬다"라면서 잠시 뜸을 들이더니 "이용규에게 고맙다. 기량은 물론이고 고참으로서 후배들을 잘 이끌어줬다"라고 했다. 단장이기 이전에, 야구선배로서의 진심이 느껴졌다.

이러니 "이용규 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 했나"라는 말이 키움 내부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방출자의 재취업 성공사례이자, '가성비 갑'이면서 돈 이상의 묵직한 메시지를 남긴 케이스다. 1억원이던 연봉은 당연히 오를 것으로 보인다. 키움은 이용규에게 주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이용규(위), 키움 선수들과 이용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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