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변보호 전 여친 가족 살해한 20대 남성 구속영장 신청

여자친구 어머니 살해·남동생 살인미수 혐의

/연합뉴스

[서울경제]

헤어진 여자친구의 집을 찾아가 가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송파경찰서는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 모(26)씨에 대해 이날 오후 9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전날(10일) 오후 2시 26분께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한 빌라에 위치한 A(21)씨의 집을 찾아가 A씨의 어머니(49)와 남동생(13)의 신체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A씨는 현장에 없었다.

A씨 아버지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5분 뒤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사건이 벌어진 뒤였다. 피해자들은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A씨의 어머니는 숨졌고 동생은 아직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이씨는 범행 후 창문으로 도주해 비어있던 옆집 2층의 창문을 깨고 들어가 숨었으나, 경찰 수색에 의해 발견됐다.

이씨는 흉기를 미리 준비해 범행 현장에 도착했고, 거주자들이 출입하는 것을 엿보며 공동 출입문 비밀번호를 알아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씨에 대한 신고가 최초로 접수된 것은 지난 6일이었다. 피해자인 A씨의 아버지는 서울 강남경찰서에 "딸이 감금돼 있는 것 같다"고 신고했다.

경찰은 A씨의 휴대폰 위치확인 및 참고인 탐문 등을 통해 대구에서 A씨를 발견했다. A씨는 아버지와 서울로 귀가했고, 이씨의 해당 사건 혐의는 사건이 발생했던 천안 서북경찰서로 이송됐으나 현재는 송파경찰서에서 병합 수사 중이다. 송파경찰서는 A씨 가족의 요청을 받고 A씨를 신변보호자로 등록하고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다.

하지만 이씨는 최초 신고 나흘만에 서울로 올라와 범행을 저질렀다. 이씨는 경찰 조사에서 애초에 가족을 노린 것은 아니라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경찰은 이씨가 A씨와 그 가족에 대해 앙심을 품고 보복 범행을 계획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 경찰은 이씨가 A씨를 상대로 스토킹한 전력 등이 있는지도 수사 중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