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과감한 우클릭 "박정희 잘한 점은 칭찬"..박근혜는 '신중'

李, TK 찾아 표심 호소.."이승만·박정희·전두환, 공과 있어"
박근혜 공과 질문엔 "복역 중·살아계신 분 평가 적절치 않아"

(서울·안동=뉴스1) 정연주 기자,이준성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11일 고향인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등 보수 진영 전직 대통령의 성과를 거듭 치켜세웠다.

다만 '존경하는' 표현을 써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과에 대한 평가에는 말을 아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적기념관 방문 후 즉석연설에서 "대구·경북이 낳은, 평가는 갈리지만 매우 눈에 띄는 정치인이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다"라며 "모든 정치인은 공과(功過)가 병존한다.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고 말했다.

그는 "전두환은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다. 다만,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 생명을 해친 행위는 중대범죄다. 그는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선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딱 한 개 칭찬받을 일은 바로 농지개혁을 한 일"이라며 "지금처럼 양극화가 심하고 경제가 침체될 때 배워야 할 역사적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안동중앙신시장을 방문한 이 후보는 청중에게 "대구·경북, 영남이 낳은 한 지도자가 있었다"며 "인권침해, 민주주의 파괴, 불법정치라는 명백한 과오가 있긴 하지만 대한민국 산업화를 통해 경제대국으로 만든 공이 있는 사람이 있다. 누구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청중 가운데 한 인사가 "이재명"이라고 외치자 이 후보는 "아닙니다. 박정희입니다. 박정희"라며 목소리 높여 답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우리가 진영을 나눠 네 편은 무조건 나쁘고 내 편은 무조건 옳다고 할 것이 아니다"라며 "모든 일에는 공과가 있고 그늘도, 양지도 있다. 잘한 부분은 칭찬하고 잘못된 부분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연 확장에 사활을 건 이 후보는 최근 부쩍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우호적 발언을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0월10일 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선 "유용하고 효율적이라면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 박정희 정책과 김대중 정책이 무슨 차이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지난달 2일 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를 만들어 제조업 중심 산업화의 길을 열었듯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지난 3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딸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우리 존경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란 발언을 했다.

다만 이 후보는 이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해명했다가 일각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선 입장 표명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당일 안동 MBC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사법적 판단을 받고 복역 중인 분에 대해 공과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구속돼서 형을 살고 있는 분, 현재 살아계신 분에 대해 (지금) 역사적 평가를 하기에는 적절치 않다는 생각"이라고 거듭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등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사면에 대해선 "대통령의 통치권 행사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국민적 합의에 따라야 할 부분인데 (그래도 먼저) 본인 잘못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는 발언이 없는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고 답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고향(대구)을 착각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그는 다부동 전적기념관 참배 후 즉석연설에서 "여기가 칠곡이죠. 여기가 박근혜 전 대통령 고향입니까"라고 물었고 이에 청중들이 "아니다"라고 하자 "여기가 지역구였다는 거죠"라고 다시 물었다. 청중들은 그러자 "아니다. (대구) 달성군"이라고 정정해줬다.

jy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