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좋고 출고 빨라서?..'불매' 일본차 인기 상승, 중고차도 비싸져[세상만車]

최기성 2021. 12. 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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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고대란에 대기기간 짧은 일본차 인기
올 1~11월 혼다 판매, 전년보다 45%↑
ES300h 어코드 캠리, 중고차 시세 상승
사진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렉서스 ES, 토요타 라브4, 혼다 CR-V [사진출처=렉서스, 토요타, 혼다]
[세상만車] 국내에서 일본차 판매대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중고 일본차 가격도 비싸지기 시작했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으로 신차 출고 적체가 극심해지면서 2년 넘게 진행된 일본차 불매운동 동력이 떨어진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1~11월 일본차 등록대수는 1만8981대다. 전년 동기 1만8250대보다 4% 증가했다. 수입차 평균 증가율 3.6%를 상회했다. 같은 기간 독일차는 5.7% 늘었고 미국차는 6.4% 감소했다.

렉서스 ES300h, 4년 만에 수입차 판매 1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사진출처=혼다]
매경닷컴이 KAIDA 등록현황을 바탕으로 브랜드·모델별 등록대수를 다시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가 가장 많이 증가한 일본 브랜드는 혼다로 나타났다.

혼다는 올 1~11월 4055대 등록됐다. 전년 동기(2791대)보다 45.3% 늘었다. 도요타는 5932대, 렉서스는 8994대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9%, 18.8% 증가했다.

일본차 판매 증가세에 기여한 차종은 하이브리드 모델(HV)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된 혼다 CR-V 하이브리드는 1117대 등록됐다. CR-V 가솔린 모델은 495대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에는 CR-V 가솔린 모델만 434대 팔렸을 뿐이다.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도 올 들어 11월까지 1409대 등록됐다. 전년 동기 등록대수는 1056대다.

토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 [사진출처=토요다]
올해 4월부터 국내 판매에 돌입한 도요타 시에나 하이브리드는 1208대 등록됐다. 전년 동기 시에나 판매대수는 147대에 불과했다. 도요타 라브4(RAV-4) 하이브리드 등록대수는 1646대에서 1719대로 많아졌다.

렉서스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세단인 ES300h는 올 들어 일본차 중 가장 많이 판매됐다. 전년 동기보다 1295대 많은 6114대가 등록됐다. 메르세데스-벤츠 E250(1만674대)에 이어 수입차 2위를 기록했다.

렉서스 ES300h는 지난달에는 698대 판매되면서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랐다. 2017년 7월 이후 4년 만이다.

그다음으로 아우디 A6 45 TFSI(521대), 볼보 XC40 B4 AWD(497대), 벤츠 S450 L 4매틱(492대), BMW 520(473대) 순이었다.

중고 일본차 시세, 12월 들어 상승세
렉서스 인증 중고차 매장 [사진출처=렉서스]
중고차 시장에서도 일본차 시세가 오르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떨어지는 중고차 속성과 중고차 수요가 줄어드는 겨울철 비수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매경닷컴이 국내 최대 자동차 거래 플랫폼인 엔카닷컴을 통해 올 11~12월 시세 변동을 분석한 결과다.

엔카닷컴이 산정한 올 12월 중고차 평균 시세는 전월보다 0.59% 하락했다. 국산차는 0.62%, 수입차는 0.56% 떨어졌다.

12월에는 중고차 거래가 뜸해지고 연식 변경이 이뤄지는 데다 신차 할인 프로모션도 진행돼 시세가 크게 하락하는 게 일반적 현상이다. 올해도 마찬가지인 셈이다.

렉서스 ES [사진출처=렉서스]
반면 신차 수준인 렉서스 ES300h 2021년식 무사고 차량 시세는 5491만원에서 5529만원으로 0.69% 올랐다. 같은 모델 2016년식은 2545만원에서 2581만원으로 1.41% 상승했다.

혼다 어코드 2.4 2016년식은 1379만원에서 1393만원으로 1.01% 올랐다. 같은 모델 하이브리드 2021년식은 3882만원에서 3874만원으로 0.2% 떨어졌다. 다만 수입차 평균 하락폭보다는 적었다.

도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2018년식 시세는 2623만원에서 2630만원으로 0.27% 올랐다. 신차급인 2021년식 시세는 3788만원에서 3786만원으로 2만원 떨어졌다. 전월보다 0.05%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일본차, 내구성·서비스·HV 경쟁력 앞세워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사진출처=토요타]
자동차 업계는 일본 브랜드 신차 판매가 증가하고 중고 일본차 시세가 상승한 것은 신차 출고 적체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일본차는 불매운동 여파로 판매 부진을 겪으면서 재고가 있거나 출고기간이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다.

올여름까지 일본차 대부분은 계약하면 한 달 이내에 받았다. 일주일 이내에 받을 수 있는 차종도 상대적으로 많았다.

2019년 7월 일본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도발로 촉발된 일본차 불매운동이 2년 넘게 지속된 데다 아베 퇴진으로 동력이 일부 약해진 것도 일본차 판매 회복에 영향을 줬다.

아울러 친환경차를 사고 싶지만 부족한 충전 시스템과 1회 충전 주행거리, 보조금 없이는 부담되는 가격 등의 문제로 전기차 구매를 주저하는 소비자들이 하이브리드 모델로 눈길을 돌린 것도 일본차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도요타와 혼다는 하이브리드 모델 경쟁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서다. 두 브랜드도 국내에서 가장 현실적인 친환경차이자 연비도 좋은 하이브리드 모델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토요타 스킬 콘테스트 [사진출처=토요타]
여기에 내구성이 뛰어나고 고장이 적으며 서비스도 좋은 편이라는 일본차에 대한 평가도 작용했다.

일본 브랜드 관계자는 "일본차 판매 부진은 차량 품질이나 서비스 문제가 아니라 한국인의 감정을 상하게 만든 아베 정권의 도발 때문에 발생했다"며 "최근 이슈가 된 렉서스 차량 페인트 훼손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불매운동 여파는 계속되고 있지만 원인을 제공한 아베가 물러난 뒤 동력은 다소 약화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 들어 판매가 조금씩 회복되는 상황에서 극심한 신차 출고대란이 호재로 작용했다"며 "출고 적체에 지친 일부 소비자가 길게는 1년 가까이 기다리는 수입차나 국산차 대신 내구성과 서비스가 우수한 일본차를 선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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