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승부 연출' 전남, K리그2팀 첫 FA컵 우승..한국 축구 '새역사'

박순규 2021. 12. 11.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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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사상 처음 K리그2팀이 FA컵 우승을 차지한 전남 드래곤즈 선수들이 1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KFA 제공

11일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 4-3 승리, 대구 꺾고 네 번째 FA컵 우승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스포츠의 묘미는 '역전'에 있다. 그것도 객관적 전력의 열세인 하위리그 팀이 상위리그 팀을 상대로 역전승을 거둔다면 흥분은 배가될 수밖에 없다. 바로 그 스포츠의 짜릿한 매력을 프로축구 2부리그 팀인 전남 드래곤즈가 극적으로 발산하며 한국 축구 정상에 올랐다. K리그2(2부리그) 소속으로 프로와 아마추어 팀들이 참여하는 FA(축구협회)컵 우승을 차지한 것은 한국 프로축구 사상 처음이다.

전남 드래곤즈는 11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K리그1 소속인 대구FC와 난타전을 펼친 끝에 4-3으로 승리, 1·2차전 합계 4-4로 동률을 이뤘으나 원정골 우선 원칙에 의해 통산 네 번째 우승(1997, 2006, 2007, 2021)을 달성하며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1차전 패배팀이 2차전 승리로 우승한 것은 사상 처음일 뿐만 아니라 2부리그 팀이 FA컵 우승한 것 또한 처음이어서 전남은 한국 축구에 새역사를 썼다. FA컵 결승 2차전에서 기록된 7골 또한 역대 결승전 최다골(종전 2007년 경승 1차전 전남 3-2 포항)이다.

FA컵 결승 2차전에서 4-3 결승골을 작렬하며 MVP에 오른 정재희./KFA 제공

1차전서 0-1로 패한 전남은 절대 불리한 여건을 딛고 기적처럼 승리를 거둠으로써 FA컵 우승팀 자격으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다음 시즌 ACL에는 전북 현대(K리그1 우승), 울산 현대(2위), 대구(3위), 전남(FA컵 우승팀)이 K리그를 대표해 출전한다.

전경준 감독이 이끄는 전남은 지난 25차례 FA컵에서 1부가 아닌 하위 리그 팀으로 첫 우승의 역사적 기록을 남겼다. 지난 25차례 FA컵에서 하위 리그 팀이 결승전에 진출한 적은 세 차례(2005년 울산미포조선, 2017년 부산아이파크, 2019년 대전코레일) 있었으나 모두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전남이 결승 1차전 패배를 극복하고 정상에 오르며 최초의 하위 리그 우승 팀이 됐다. 홈 앤드 어웨이로 진행된 결승에서 1차전 패배팀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이날 결승골의 주인공 정재희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고, 박희성은 4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FA컵 결승 2차전이 4-3으로 종료되자 환호하는 전남 김현욱과 동료 선수들./KFA 제공

반면 대구는 지난 2018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 FA컵 우승을 노렸지만,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내주며 아쉬움을 남겼다. 만약 대구가 우승했다면 K리그1 4위로 ACL에 출전할 수 있었던 제주 유나이티드도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경기 전만 해도 1차전 승리 팀인 대구의 우세가 점쳐졌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선 데다,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유리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시 공은 둥글고, 승패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듯이 2차전 승패는 팬들의 예상을 뒤엎었다. 전반 24분 상황이 대구에는 불행을, 전남에는 행운을 안겨주었다. 대구 홍정운이 코너킥 상황에서 전남 황기욱의 안면을 팔꿈치로 가격했고, 심판은 VAR을 확인한 뒤 퇴장을 선언했다.

뜻하지 않게 수적 우위에 선 전남은 전반 38분 정재희의 오른쪽 측면 땅볼 크로스를 박찬용이 간결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리며 대역전의 서막을 알렸다. 대구는 2분 뒤 세징야가 환상적인 발리슛을 성공시키며 1-1 동점을 만들었지만 전남은 전반 45분 코너킥으로 2-1 리드를 만들며 앞서나갔다. 더욱 치열해진 후반전 6분 대구는 정태욱의 크로스를 에드가가 헤더골로 연결시키며 다시 2-2 동점을 만들었다.

쫓고쪽기는 난타전 속에서 전남은 끝까지 행운의 여신을 붙잡았다. 전남은 4분 뒤 올렉의 추가골로 응수하며 다시 3-2로 앞서 나가다가 골키퍼 실수로 3-3을 허용한 뒤 후반 38분 정재희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4-3을 만들어 대미를 장식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VAR 판독 끝에 대구의 페널티킥 판정이 취소되면서 전남의 우승이 확정됐다.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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