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한 언론인 마리아 레사 "소셜미디어는 독성 쓰레기"

유정인 기자 2021. 12. 11. 16:1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가 시상식에서 소셜미디어를 “독성 쓰레기(toxic sludge)”로 표현하면서 미국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을 비판했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레사는 10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시상식에서 “오늘날 우리의 가장 큰 요구는 정보 생태계를 휘감고 있는 혐오와 폭력, 독성 쓰레기를 바꾸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레사는 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이 “거짓말 바이러스가 우리 서로를 감염시키게 했다”면서 “우리의 두려움과 분노, 혐오를 끌어내게 해 전세계 권위자들과 독재자들이 부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도록 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인터넷 기업들이 “‘팩트’와 언론인에 편견을 갖고 있다”면서 “신과 같은 힘”으로 분열의 씨를 뿌리고 있다고도 했다.

레사는 2012년 필리핀 탐사 저널리즘 매체인 ‘래플러(Rappler)’를 공동 설립해 로드리고 두테르테 정권이 벌인 ‘마약과의 전쟁’의 폭력성을 조명한 비판적 언론인이다. 레사는 그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지는 ‘가짜 뉴스’에도 집중해 왔다고 노벨위원회는 앞서 설명했다. 2018년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뽑혔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데 기여한 공로로 지난 10월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와 함께 노벨평화상 수상자에 선정됐다.

무라토프는 시상식에서 언론인들이 러시아에서 “어두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업무 중 숨진 언론인들을 위해 1분간 묵념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어 최근 러시아에서 100명이 넘는 언론인과 인권 활동가, 비정부기구(NGO) 들이 러시아 법무부에서 ‘해외 요원’으로 낙인찍혔다면서, “러시아에서 이는 ‘국민의 적’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무라토프는 1993년 러시아 독립 매체 ‘노바야 가제타’를 창립해 1995년부터 24년 동안 편집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7년에는 언론인보호위원회로부터 국제언론자유상을 받았다.

유정인 기자 jeong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