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부도' 中 헝다의 쉬자인 회장, 보유 주식 742억원어치 팔아 자금 수혈

이벌찬 기자 2021. 12. 11.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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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정치협상회의(정협)에 출석한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인민망

사실상 디폴트(부도) 상태에 빠진 중국 최대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쉬자인 회장이 최근 회사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상하이 금융 전문가를 인용해 “쉬 회장이 보유 주식을 현금화한 이유는 헝다 부채 문제를 개인적으로 책임지라는 (당국의)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쉬 회장은 회사의 부채 상환을 위해 앞으로 개인 자산을 더 많이 투입해야 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헝다는 10일 홍콩 증권거래소 공시를 통해 최대 주주인 쉬자인회장이 지난 6∼9일 회사 주식 2억7780만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쉬 회장이 보유한 헝다 지분은 61.88%에서 59.78%로 낮아졌다. 블룸버그는 이번 주 헝다 주식의 평균 매매가에 근거해 매각 대금이 4억9800만 홍콩달러(약 742억원)라고 추산했다. 앞서 쉬 회장은 지난달 26일 회사 주식 12억주를 매각해 26억8000만 홍콩달러(약 41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쉬 회장이 자사 주식을 매각한 것은 2009년 홍콩 증시 상장 이후 이때가 처음이었다.

헝다는 지난 6일 지급했어야 할 채권 이자를 못 내면서 사실상 디폴트(부도)에 빠졌다. 헝다는 이날 밤 외부인들이 참여하는 리스크해소위원회를 출범시켰다고 공시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9일 헝다를 ‘제한적 디폴트’ 등급으로 강등했다. ‘제한적 디폴트’는 채권 발행자가 채무 불이행을 했지만 파산 신청 등 회수 절차가 개시되지 않고 해당 회사가 아직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피치가 ‘제한적 디폴트’로 분류하는 것은 해당 회사의 디폴트가 국제 시장에서 공식화됐다는 의미다.

중국 당국은 쉬 회장에게 “개인 자산을 동원해서라도 헝다 문제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라”고 경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은 “지난 7월부터 쉬 회장이 개인 자산을 매각하고 본인 소유 주식을 담보로 대출도 받아 헝다에 70억 위안(약 1조 30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며 “쉬 회장 개인 돈으로 헝다가 연명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2017년 자산 420억 달러(약 49조원)로 중국 제2의 부자에 등극했던 쉬자인이 이제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개인 재산 처분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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