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탄소배출권이 아니라고?..KEUA vs KCCA

김윤지 2021. 12. 1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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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neShares European Carbon Allowance Strategy ETF
KraneShares California Carbon Allowance Strategy ETF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친환경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주제입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지속가능한 경영’에 대한 관심, 올해 공식 발효된 ‘파리 기후 협약’ 등이 배경입니다. 탄소 중립 달성이란 전세계적인 공동의 목표가 생기면서 주요국들은 저마다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발표하고 있고요, 지난달 끝난 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선 국제 탄소시장 지침이 채택되기도 했습니다.

이 가운데 금융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영역이 있습니다. 탄소 배출권 거래제(ETS, Emissions Trading System)입니다. 탄소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에 가격을 부여하고, 해당 권리를 시장에서 사고 파는 것이죠. 정책과 결합해 친환경은 장기 트렌드로, 기업들도 탄소배출권 비용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탄소배출권이 대체 자산군으로 떠오른 것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탄소배출권을 직접 사고 팔 순 없지만, 선물로 간접 투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탄소배출권 ETF입니다.

알록 샤르마 COP26 의장이 기후변화 회의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AFP)

늘어나는 ETS 시장, ETF 가격도 쑥쑥↑

탄소 배출권 거래제 시장으로는 유럽연합(EU)가 가장 대표적입니다. 미국 북동부 지역의 배출권 시장인 RGGI(Regional Greenhouses Gas Initiative), 미국 캘리포니아와 캐나다 퀘백의 거래시장인 캘리포니아 캡앤트레이드 시스템(CCA) 등이 있고, 국내서도 2015년 이를 도입했습니다. 올해 중국(China National ETS), 영국(UKA) 등도 출범했습니다.

이렇게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들에 투자하는 ETF도 선택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동안 미국에 상장한 최초 탄소배출권 ETF인 KraneShares Global Carbon ETF(KRBN)가 거의 유일했는데요, 국내서도 탄소배출권 ETF 4종이 상장했고 지난 10월 8일 KraneShares European Carbon Allowance Strategy ETF (KEUA)와 KraneShares California Carbon Allowance Strategy ETF(KCCA)가 동시 출시됐습니다. 두 ETF는 KRBN의 기초자산을 좀 더 세분화했다고 보면 됩니다.

KEUA는 EU ETS 시장 흐름을 따라갑니다. 2005년 일찌감치 문을 연 EU ETS은 유럽연합의 총 배출량 40%를 다루는 등 가장 활성화·선진화 됐다고 평가 받습니다. KCAA는 미국 캘리포니아 CCA에 초점을 맞춥니다. CCA는 캘리포니아 배출량의 약 80%를 다룹니다. 둘 다 총보수는 연 0.79%입니다. 운용규모는 KEUA은 8일(현지시간 기준) 9640만 달러(1136억원), KCCA는 970만 달러(114억원)에 달합니다.

KEUA 가격 추이(제공=마켓포인트)

한달새 27% 오른 KEAU, 8% 하락한 KCCA

흥미로운 것은 이들의 수익률 격차입니다. 최근 한달(9일 현지시간 기준) KEAU가 26.56% 상승하는 동안 KCCA는 7.98% 하락했습니다. 탄소배출권 시장을 두고 지역별로 차별화가 발생한 것입니다. 상장 이후로 기간을 늘려도 KEAU의 수익률은 20.98%, KCCA는 4.13%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증권가에선 탄소국경세(Cabon Border Adjustment) 도입 등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EU의 친환경 정책, 러시아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유럽 천연가스 가격 상승세 지속, 투기적인 수요의 쏠림 등을 원인으로 꼽습니다. 탄소배출권은 펀더멘털 보다는 수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기초자산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올라가면 값싼 석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해 탄소배출권을 찾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가격에 영향을 준 것이죠. 게다가 EU는 배출권 공급량을 단계적으로 감소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경험적으로 중장기 차원에서 전세계 탄소배출권 가격 방향성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수급 보다 정책과 규제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시장이고, 전세계 공급망이 연결된 만큼 결과적으로 ‘키 맞추기’가 이뤄진다는 설명입니다.

박수민 신한자산운용 ETF운용센터 부장은 “COP26 모멘텀 등으로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최근 변동성을 보여줬으나 글로벌 탄소배출권 가격은 전반적으로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긴 호흡으로 보면 ‘SOL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HS(합성)’이나 KRBN처럼 글로벌 탄소배출권 선물을 투자하는 상품이 좀 더 안전한 선택”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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