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바(千葉)현 후나바시(船橋)시의 오노 가즈히코(大野和彦·사진) 가이코(海光)물산 사장은 해양자원 고갈과 생물다양성 확보를 고민하는 어업인이다. 그는 감과 경험에 의존하던 수산업에 블록체인 등을 활용한 첨단 기술혁신을 가져옴으로써 적게 잡아도 비즈니스로 성공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어업에 도전하고 있다.
순지메(瞬締)라는 기술을 개발해 ‘에도마에(江戶前) 후나바시 순지메 농어’라는 브랜드화에 성공했다. 순지메는 잡은 농어의 신경을 적출해 사후 경직 시간을 늦춰 신선도를 유지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는 기술이다.
또 지난 3월부터는 수산업 전문 정보기술(IT)·경영개발 회사 도움을 받아 ‘대양에서 식탁(Ocean to Table)’을 모토로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가 소비자 밥상에 오를 때까지의 이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여기에 활용되는 기술이 정보·데이터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한 블록체인이다.
순지메 농어 제품. 가이코물산 홈페이지
오노 사장은 블록체인에 대해 “나도 원래 비트코인 같은 가상화폐에 사용된다는 지식밖에 없었다”며 “(물고기 이력관리는) 확실한 증거가 없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개찬(改竄·나쁜 목적의 문서 자구 수정)이 불가능한 블록체인 도입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일본 수산업에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가이코물산은 현재 국제적 문제로 부상한 바다 쓰레기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양에서 분해되는 신기술의 물고기 상자를 과감히 도입하기로 하는 등 세심히 신경 쓰고 있다.
오노 가즈히코((大野和彦) 가이코(海光)물산 사장은 ‘대양에서 식탁(Ocean to Table)’을 모토로 바다에서 잡은 물고기가 소비자 밥상에 오를 때까지의 이력을 블록체인 기술 등을 이용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가이코물산 제공
오노 사장이 지속가능한 어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는 위기의식이 있다. 그는 “먼저 물고기가 있는 곳에 도착해 먼저 잡은 사람이 이기는 올림픽 방식의 어업 때문에 잡히는 물고기의 종류가 감소하고, 숫자도 적어지면서 크기는 작아지는 어자원 고갈의 전조가 나타나고 있다”고 걱정했다. 그는 “미래를 담당하는 어린이 교육현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정말로 맛있는 물고기의 맛을 알게 하고 싶다”며 “(어업을 통해) 안심할 수 있고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해 사회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