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영원히 안 한다더니 결국 만든다..'QD OLED TV' 정체는? [위클리반도체]

박재영 2021. 12. 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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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 QD디스플레이 양산
LGD OLED 패널 사용 관측도
QLED-OLED 특징 비교
삼성전자 네오 QLED. /사진제공=삼성전자
[MK위클리반도체] 국내는 물론 전 세계 TV 시장에서 1, 2위를 기록하며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대전'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를,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최상위 등급 제품군으로 놓고 시장을 공략해왔는데요. 내년부터는 삼성전자도 OLED TV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어 철자 하나만 다를 뿐인 QLED와 OLED의 차이와 함께 OLED TV 시장에 진출하는 삼성전자의 전략은 무엇일지 알아보겠습니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계의 시선은 조만간 삼성전자가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퀀텀닷(QD)디스플레이 TV로 향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에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지난달 아산캠퍼스에서 출하 기념식을 열고 QD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는데요. 이는 2019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QD디스플레이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투자를 공식화한 지 약 2년 만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QD디스플레이는 OLED에 양자점(퀀텀닷)을 적용한 컬러 필터를 사용한 것인데요. 삼성전자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인 CES에서 QD OLED TV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최근 삼성전자 인사에서 가전과 모바일 사업을 총괄하는 세트사업부문장으로 낙점된 한종희 부회장이 직접 CES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에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하는 TV용 OLED 패널을 공급받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삼성디스플레이가 QD OLE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했지만 양산 초기 수율 문제와 함께 생산능력이 충분하지 않아 LG디스플레이에서 패널을 공급받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삼성전자는 TV용 OLED 패널에 있어서는 LG디스플레이와의 협업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오랜 기간 TV 시장에서 자존심 싸움을 벌여왔습니다. 한 부회장 역시 공개적으로 OLED TV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보여왔는데요. 그는 지난 CES 2020에서 "삼성전자는 OLED를 영원히 안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월드IT쇼에서도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 도입은 없다"고 답변하기도 했는데요. 삼성전자뿐만이 아닙니다. 과거 LG전자 역시 삼성전자가 사용하는 QLED라는 용어에 문제가 있다며 문제를 제기하면서 양사의 갈등이 깊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QLED와 OLED의 차이는 무엇이기에 양사가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요. 둘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서는 먼저 액정표시장치(LCD) TV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LCD는 전류가 흐르면 분자의 배열이 변하는 특성을 가진 액정(Liquid Crystal)을 이용해 만드는 디스플레이 장치입니다. 전류의 흐름을 조절하면 빛의 통과 정도가 변하는 특성을 이용해 원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이죠.

그런데 LCD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스스로는 빛을 낼 수 없다는 것인데요. 따라서 LCD로 TV를 만들기 위해서는 액정 뒤편에 '백라이트'라 불리는 별도의 장치를 통해 빛을 쏴줘야 합니다. TV 화면 뒤에 빛을 내는 형광등이 설치돼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또 액정은 스스로 색을 표현하지도 못하기 때문에 TV를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의 컬러 필터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단점에도 LCD TV는 강력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바로 가격인데요. 같은 크기의 OLED TV에 비해 LCD TV는 가격이 저렴합니다. 또 최근에는 LCD TV의 약점을 보완·개선한 제품들도 지속적으로 출시되고 있어 굳이 OLED TV를 구매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소비자들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OLED는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OLED TV는 LCD TV보다 한 단계 진화한 TV로 평가받습니다.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s)는 유기화합물로 만든 스스로 빛을 내는 소자인데요. 각 소자에 흐르는 전류를 조절해 원하는 이미지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때 OLED는 각각의 소자가 스스로 빛을 내기 때문에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 없는데요. 이러한 특징 때문에 OLED TV는 LCD TV보다 더욱 얇은 두께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 시야각이 넓어 어느 쪽에서 화면을 봐도 이미지의 왜곡이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OLED TV는 LCD TV에 비해 명암비가 높습니다. 명암비란 화면상에서 가장 밝은 부분과 가장 어두운 부분이 얼마나 잘 구분되는지를 의미하는데요. 특히 검은색의 표현에서 둘의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검은색 표현은 TV의 성능을 측정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검은색의 재현도와 정밀도가 높을수록 대비되는 컬러의 생동감도 살아나기 때문입니다.

반면 LCD TV는 특성상 빛 샘 현상 때문에 깊은 검은색을 표현하는 게 어렵습니다. 특정 부위의 액정을 조절해 백라이트에서 나오는 빛을 막게 하는 방식으로 검은색을 표현하기 때문인데요. 빛을 차단해도 액정 사이로 희미하게 새어나오는 빛이 표현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입니다. 거실 불을 켜놓은 상태에서 불을 끈 방에 들어와 문을 닫아도 방이 완전히 어두워지지는 않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이에 반해 OLED TV는 소자 자체를 켜거나 끌 수 있어서 완벽하게 검은색을 표현할 수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화면의 응답 속도 역시 OLED TV가 빠릅니다. LCD TV가 화면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선 액정의 분자 배열을 바꾸는 시간만큼의 딜레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OLED TV는 전류의 흐름을 바꿔 즉시 소자를 켜거나 끌 수 있어서 잔상을 거의 느낄 수 없습니다. 이 밖에도 OLED TV는 소자의 특성을 활용해 구부리거나 휠 수 있는 롤러블(Rollable) 형태의 기기도 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OLED는 유기물을 재료로 사용하는 만큼 발광소자의 수명이 비교적 짧습니다. 이 때문에 똑같은 화면이나 이미지를 장시간 켜놨을 때 화면을 꺼도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는 번인(Burn-in) 현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LCD TV에 비해 비싼 가격도 단점으로 꼽힙니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OLED TV와의 경쟁을 위해 LCD TV의 단점을 개선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산물이 바로 QLED TV입니다. QLED TV는 OLED TV와 이름은 유사하지만 동작 원리가 다릅니다. QLED TV는 LCD TV의 일종으로 스스로 빛을 내지 못해 별도의 백라이트가 필요한 제품입니다.

QLED TV는 퀀텀닷(양자점·Quantum Dot) 기술을 이용한 성능 향상 필름을 씌워 표현 능력을 향상시킨 제품인데요. 퀀텀닷은 수십 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이하의 초미세 반도체 결정물질로, 입자에 빛을 비추거나 전류를 통했을 때 입자의 크기에 따라 나타나는 색이 달라지는 성질을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퀀텀닷 필름을 활용한 제품은 기존의 LCD TV보다 더 많은 색을 표현할 수 있으며 제품의 두께도 보다 얇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삼성전자의 QLED TV는 OLED TV와 비교해 약점으로 지적되던 검은색의 표현을 '로컬 디밍(Local Dim ming)'이란 기술을 적용해 격차를 좁혀왔습니다. 우리말로 '화면 분할 구동'을 뜻하는 이 기술은 백라이트를 다수의 영역으로 구분해 영상의 어두운 부분에 해당되는 영역만 백라이트를 끄거나 빛을 줄이는 방식으로 검은색의 표현력을 향상시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는 QLED TV에서 그치지 않고 이를 한 단계 진화시킨 '네오(NEO) QLED' TV를 선보였습니다. 이 제품은 기존 QLED TV에 비해 백라이트로 쓰이는 LED 소자의 크기를 40분의 1로 줄여 정교한 표현을 가능하게 한 제품인데요. '퀀텀 미니(mini) LED'라 불리는 이 백라이트는 밝기 또한 4096단계로 조정할 수 있어 명암비와 검은색 표현의 디테일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네오 퀀텀 프로세서'라 불리는 학습형 인공지능(AI) 화질 개선(업스케일링) 기술도 적용됐는데요. 인공지능의 신경망이 기존 1개에서 16개로 늘어난 네오 퀀텀 프로세서는 입력되는 원본 영상의 화질이 낮아도 화면에 표현되는 영상을 8K 혹은 4K급 해상도로 최적화해준다고 합니다.

LG 올레드 에보(evo). /사진제공=LG전자
그렇다고 LG전자가 OLED TV만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LG전자 역시 LCD TV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제품이 'LG QNED' TV입니다. LG전자에 따르면 LG QNED는 나노셀과 퀀텀닷 기반 기술을 동시에 활용하는 신규 기술인 '퀀텀 나노셀 컬러 테크놀로지'를 적용해 색 재현을 높인 제품입니다. 백라이트에서 나온 빛이 나노셀과 퀀텀닷 물질을 거쳐 실제에 더 가까운 색을 재현한다고 합니다. 나노셀은 약 1㎚ 크기의 분자구조를 활용해 정교한 색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입니다. 다만 LG전자는 LCD TV 제품군의 가격을 OLED TV 제품군보다 낮게 책정하면서 OLED TV가 보다 앞선 기술력의 제품이란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OLED TV 제품 출시에까지 나서면서 다시 한번 TV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미 삼성전자는 LCD TV를 기반으로 2006년 이후 16년째 세계 판매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OLED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호가 증가하면서 전략 수정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시장에선 삼성의 OLED TV 시장 진출로 전체 OLED TV 판매가 증가하면서 양사의 경쟁이 '윈윈 효과'를 불러올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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