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서도 인간은 성장한다

한겨레 2021. 12. 11.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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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들이 제공하는 화제의 드라마들은 한 시리즈가 통째로 제공된다.

과학의 어떤 분야보다도 우주에 대한 강연이 인기가 높았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거나 산업적으로 의미가 있는 강연들도 많았는데 현실에서 좀 떨어진 우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허술한 주인공이 노력을 하고, 그 결과로 인상적인 성공을 이루는 성장 드라마가 우주에서 펼쳐지면, 많은 독자들이 그 이야기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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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S] 주일우의 뒹굴뒹굴 만화
우주형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들이 제공하는 화제의 드라마들은 한 시리즈가 통째로 제공된다. 스포일러를 미리 볼 생각은 없지만 다음 이야기는 몹시 궁금해하는 타입이라 꼼짝없이 10시간을 화면 앞에서 떠나지 못하는 경우가 자꾸 생긴다. 완결이 된 만화를 수십권씩 쌓아놓고 열심히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하루는 후딱 지나가지. 하지만 시리즈가 완결되지 않은 만화를 몇달씩 기다리면서 나름 애도 태우고 궁금함을 견디면서 즐기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딸과 함께 모으고 있는 <명탐정 코난>은 100권 출간을 앞두고 있고, 이 코너에서 소개했던 <나는 신기한 박물관에 출근한다>는 5권에서 멈추어서 애를 태우고 있다. 그리고 <우주형제>는 얼마 전 40권이 출간돼 우주비행사 형제가 드디어 달에서 만났다.

어릴 때부터 달에 가겠다는 꿈을 가진 형과 동생. 동생은 꿈대로 우주비행사가 되었지만 형은 평범한 회사원. 하지만 꿈을 놓지 않았던 형도 우주인 선발에 응시하고, 우여곡절 끝에 우주비행사가 된다. 하지만 달에 먼저 갔던 동생은 거기서 당한 사고로 폐소공포증이 생겨 더 이상 우주에 나가지 못하게 된다. 형은 동생이 먼저 갔던 길을 따라 달로 가고, 거기서 사고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데, 피나는 훈련으로 정신적 상처를 치료한 동생이 달로 형을 구하러 갔다. 그리고 달에서 형제 상봉이 이루어졌다. 어떤 모습으로 둘이 만날지 궁금함을 참아가면서 사건, 사고, 설렘, 우정, 사랑, 미움 등을 오랫동안 따라왔던 터라 둘의 만남이 엄청 기뻤는데, 이젠 둘이 어떻게 달을 떠나 가족과 친구들의 품으로 돌아갈지 그것이 또 궁금하다. 41권은 언제 나오려나?

과학위원으로 힘을 보태고 있는 카오스재단에서 10년 동안 진행했던 과학강연의 호응도를 살펴보았다. 과학의 어떤 분야보다도 우주에 대한 강연이 인기가 높았다. 실생활에 도움이 되거나 산업적으로 의미가 있는 강연들도 많았는데 현실에서 좀 떨어진 우주에 대한 관심이 가장 뜨겁다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가 수십년째 부동의 베스트셀러이고 별자리, 태양계, 은하, 블랙홀 그리고 외계 탐사와 관련된 책들이 많은 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에겐 꿈을 찾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기술의 발달로 우주가 부쩍 더 가까워지면서 인간의 삶이 우주로 뻗어나가고, 사건과 사고들, 삶과 죽음의 일들이 우주와 단단히 얽히면서 재미난 과학 소설, 만화, 영화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허술한 주인공이 노력을 하고, 그 결과로 인상적인 성공을 이루는 성장 드라마가 우주에서 펼쳐지면, 많은 독자들이 그 이야기를 사랑한다. 혼란하고 힘든 시기를 지날 때, 이런 이야기는 때로는 진통제가 되어주고 현실을 잊도록 만드는 효과가 있다. 물론, 휴식을 통해 힘을 얻고 현실로 돌아와 주어진 시간과 무게를 견디면서 살아야 하겠지. 주인공처럼 어려움을 이길 힘을 얻는다. 가끔은 만화적 노력에 기대어 현실의 목표를 다잡아보기도 한다. 혹시나 이런 만화적 상상력이 냉소를 열정으로 바꾸어줄지도 모른다는 헛된 기대를 하면서 매사에 시큰둥한 아들과 함께 이 만화를 기다리고 함께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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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나 디지털로 출판되어 지금도 볼 수 있는 국내외 만화를 소개하고 그에 얽힌 이야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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