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남잡지, 문학적 효용에도 가치 부여"..양영옥 교수

기사내용 요약
충북대우암연구소·괴산문화원·송남연구소 공동 학술대회

[괴산=뉴시스] 강신욱 기자 = 충북대 우암연구소·괴산문화원·송남연구소가 10일 오후 괴산문화원 세미나실에서 주최한 '송남잡지의 학술적 가치' 공동 학술대회에서 양영옥(왼쪽) 성균관대 교수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옆은 토론자인 배영환 제주대 교수. 2021.12.11. ksw64@newsis.com

[괴산=뉴시스] 강신욱 기자 = 조선 후기 백과사전인 '송남잡지(松南雜識)'는 문학적 효용에도 가치를 뒀다는 주장이 나왔다.

충북대 우암연구소와 괴산문화원, 송남연구소는 지난 10일 오후 괴산문화원 세미나실에서 '송남잡지의 학술적 가치'를 짚어보는 공동 학술대회를 열었다.

송남잡지는 순조 때 학자인 괴산 출신 송남 조재삼(趙在三·1808~1866) 선생이 편찬한 백과사전 성격의 유서(類書·항목별로 분류 편찬한 책)다.

송남잡지는 이수광의 '지봉유설', 이익의 '성호사설'과 함께 조선의 3대 유서로 꼽힌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양영옥 성균관대 교수는 '송남잡지 지리류에 수록된 지리정보의 유형과 지리관 고찰'이란 주제 발표에서 "조재삼은 송남잡지를 저술하면서 지식정보 기록에만 치중하는 게 아니라 문학적 효용에도 가치를 뒀다"고 밝혔다.

이어 "다양한 문인들의 시 작품을 수록했는데, 지리류에서 이런 문학 작품 기록은 구체적 문화 현장을 보여주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개성의 안산(案山·집터나 묏자리의 맞은편에 있는 산)인 용수산·진봉산을 설명하면서 이덕무(李德懋·1741~1793)의 시를 소개했다.

역시 개성의 명승인 박연폭포에서는 선비 정민수(鄭民秀)가 양반들한테서 술 한 잔을 얻어먹으면서 지은 시를 실었다.

송남잡지의 지리류에는 최치원·이규보·두보 등 국내외 문인의 시와 부(賦) 작품 30여 수가 수록됐다.

양 교수는 "지리정보의 현장을 구체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문학) 작품 자체로 하나의 지식정보 자료가 된다. 동시에 다양한 작품군을 선별적으로 수록해 문예미학적 특징까지 드러낸다"고 말했다.

[괴산=뉴시스] 강신욱 기자 = 충북대 우암연구소·괴산문화원·송남연구소가 10일 오후 괴산문화원 세미나실에서 '송남잡지의 학술적 가치' 공동 학술대회를 열고 있다. 2021.12.11. ksw64@newsis.com

송남잡지가 지리서가 아닌 필기적 특징을 갖춘 저작으로서 지리정보를 담은 것으로 해석했다.

양 교수는 "송남잡지 지리류에서 중국과 관련한 기록이 거의 없고 조선 지리정보를 중심으로 기록한 것은 조선을 중국과는 별개의 주체적 공간으로 인식하고 독자적인 자국의 지리를 중시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이와 함께 '송남잡지를 통해 본 조선 지식의 깊이와 넓이'(강민구 경북대 교수)와 '송남잡지를 통해 본 조재삼의 역사 비평 의식'(권진옥 단국대 교수), '데이터 내러티브 교육서, 송남잡지'(최원재 동국대 HK연구교수), '우암 송시열과 괴산 관련 사적'(어강석 충북대 교수) 주제발표도 진행됐다.

한편 송남잡지는 전체 14권 7책으로 구성됐다.

각 권마다 5~6부류로 나뉘어 33류와 4433항목으로 이뤄졌다.

각 항목은 천문·세시·지리·관혼상제·과거·농경·종교·동식물 등 인문학뿐만 아니라 민속학이나 종교학, 천문지리학, 농학, 과학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담았다.

이 책의 원본은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돼 있다. 송남연구소에서는 영인본을 만날 수 있다.

책의 저자 조재삼 선생은 괴산군 문광면 송평리에서 태어났다. 묘소 역시 그곳에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w64@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