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사라진다①] 대형은행들 점포 폐쇄에 적극..공공보단 실리 선택

최선윤 2021. 12. 1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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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5대 은행 중 신한·국민, 올해 점포수 가장 많이 줄여
비대면 금융서비스 확산되며 잇단 점포 폐쇄 흐름
내년에도 시중은행 비효율점포 연이어 정리될 듯


[서울=뉴시스] 최선윤 기자 = 시중은행의 점포 폐쇄를 통한 몸집 줄이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은행들은 올해 200여개 점포를 폐쇄한 데 이어 내년에도 줄줄이 점포를 줄여나갈 조짐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금융서비스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은행권의 잇단 점포 줄이기는 거스르기 어려운 흐름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비대면 거래 확대 등의 영향으로 최근 국내 시중은행의 점포수는 가파르게 줄어들고 있다.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5대 시중은행의 점포 폐쇄 계획을 보면, 이들 은행은 올해 11월까지 총 203개 점포를 폐쇄했다. 개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75개로 가장 많은 점포수를 줄였고, KB국민은행은 53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31개, NH농협은행은 13개 점포를 폐쇄했다.

특히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매년 리딩뱅크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효율성 강화에 큰 방점을 두며 비효율 점포 폐쇄가 타행 대비 한층 가속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은행 입장에서는 수익성 향상을 위해 내방 고객이 적은 비효율점포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NH농협은행의 경우 농업·농촌 지원 등 공적 성격이 강한 특성이 있어 상대적으로 점포수 축소 흐름이 더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5대 시중은행은 이달 중으로 약 59개의 점포를 추가로 닫을 예정이다. 점포 운영을 위한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만큼 은행권은 수익성 향상 차원에서도 점포 정리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대면 거래 확산으로 영업점에서의 업무 처리 비중이 크게 줄며 내방고객이 적어지자 은행권은 비효율 점포를 유지할 이유가 점차 축소되고 있다.

흐름을 살펴보면 은행권의 점포수 축소 속도는 2015년을 기점으로 점차 빨라지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은행권의 점포 축소와 금융소외계층 보호를 위한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7281개였던 국내 은행권의 점포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6326개로 감소했다. 5년도 채 되지 않아 약 1000개의 점포가 사라진 셈이다. 점포 축소현황을 살펴보면 지방은행과 특수은행보다도 시중은행의 점포가 더 많이 감소했다.

배 의원에 따르면 내년 1월 5대 은행에서는 최소 72개 지점이 영업을 중단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가장 많은 35개, 하나은행은 2개 지점을 폐쇄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폐쇄 규모를 아직까지 확정짓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은행권의 점포 축소가 금융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고령층의 경우 어려운 용어와 복잡한 화면구성 등의 이유로 모바일을 통한 비대면거래에 불편을 느끼는 경향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우려들로 인해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지난해 '금융회사 점포 합리화 TF'를 만들어 점포 축소에 관한 대안으로 공동지점 설치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공동지점은 복수의 은행이 하나의 공간에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의 점포 운영체제를 뜻한다. 이밖에도 은행권에서는 금융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대해 유통업계와 협력해 편의점에서 일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점포수 축소 속도가 점차 빨라지자 고령층, 장애인 등 일부 금융취약계층의 금융 거래 불편은 커질 조짐이다. 은행들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ATM 고도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수가 줄면서 고객분들의 불편이 커진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며 "ATM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디지털금융을 발전시켜 고령층 등 여러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sy62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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