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떠오른 '대장동 특검'..與野 "조속히 특검" 외치지만 가능성은

[the300]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김대중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 21주년 기념식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게 기념식과 관련한 안내책자를 전해주고 있다. 2021.12.9/뉴스1 (C) News1 국회사진취재단

유한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사망하면서 '대장동 특검'의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조속히 특검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히자 야당도 특검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특검 도입에 대한 여야의 속내가 모두 다른 만큼 실제 합의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유 전 본부장 사망 이후 여야 대선후보는 특검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전날 이재명 후보는 "수사라고 하는 게 정말 성역 없이 필요한 부분을 다 했으면 좋겠는데, 엉뚱한 데를 자꾸 건드려서 이런 참혹한 결과를 만들어내냐는 아쉬움이 있다"고 검찰 수사를 지적했다.

이어 "수사를 통해 몸통은 그대로 놔두고 수천억원의 돈이 어디로 갔는지 (검찰이) 왜 제대로 조사를 안 하냐"며 "이 사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특검이든 국정조사든 다 가려봤으면 좋겠다는 게 제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대장동 의혹 관련) 특검과 부산저축은행 관련 (특검) 등을 (함께 특검을) 하자는 얘기를 진작에 꺼내놨지만 민주당에서는 법안 자체를 올리지 않고 있다"며 "정치쇼를 할 게 아니라 당장이라도 합의를 하자"고 압박했다.

같은 날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그 분(이재명 후보)이 특검 수사를 촉구하면, 진짜 특검 수사를 촉구하는 것으로 착각한다"면서 "민주당이 특검 도입에 진정성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특검을 도입하자고 수없이 반복하고 (윤호중) 원내대표에게 여러 차례 특검을 하자고 했다. 법사위에서도 특검법을 상정하자고 여러 차례 제안했다"며 "민주당이 끝내 특검법 법안 상정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여야 대선후보 모두 특검 도입을 큰 틀에서 찬성했지만 그동안 시기와 대상 등을 놓고 양보없는 신경전을 벌인 만큼 극적 합의를 위한 양측의 입장 변화는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특히 특검 논의 과정에서 수사범위 등이 대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특검 논의 자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민주당 내부 기류도 감지된다.

다만 유 전 본부장 사망이 정국의 핵으로 급부상할 경우 여야 입장에도 일부 변화가 생길수도 있다. 여당이 12월 임시국회를 소집한 가운데 여야가 협상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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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혁 기자 utopia@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