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 담장을 넘어 함께 살아가야"

전혜원 기자 2021. 12. 11.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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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과 서울교통공사 임직원들이 전태일재단에 기부한 액수다.

그리고 3억원을 전태일재단에 기부한 것이다.

전태일재단에 기부한 3억원은 15개 단체가 돈을 모아 서로 돕는 '노동공제연합 풀빵', 언론사 비정규직들의 상부상조를 위한 '미디어공제회추진위원회', 불안정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건강을 돌보는 녹색병원, 위기에 처한 아동과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희망씨에 전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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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IN 윤무영

3억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교통공사노동조합과 서울교통공사 임직원들이 전태일재단에 기부한 액수다. 올해 1월 6억여 원을 모금했고, 그중 3억원은 사랑의열매를 통해 취약계층에 상품권으로 전달했다. 그리고 3억원을 전태일재단에 기부한 것이다. 이와 별개로 코로나19 때문에 체육대회 등 행사를 못 열게 되어 남은 비용 23억5000만원은 앞서 서울시교육청에 기부했다. 저소득층 청소년들의 교통카드로 쓰인다.

전태일재단에 기부한 3억원은 15개 단체가 돈을 모아 서로 돕는 ‘노동공제연합 풀빵’, 언론사 비정규직들의 상부상조를 위한 ‘미디어공제회추진위원회’, 불안정 노동자와 이주노동자의 건강을 돌보는 녹색병원, 위기에 처한 아동과 청소년을 지원하는 사단법인 희망씨에 전달될 예정이다. 모금을 주도한 김대훈 서울교통공사노조 위원장(53)은 “저희는 노동자 민중을 실어 나르는 운송업에 종사하다 보니 코로나 불평등이 피부에 와닿았다. 승객이 최대 40% 급감했으니까. 코로나19로 피해를 받은 계층에게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노조가 사회연대에 나서는 모습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 6월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가 중심이 되어 ‘우분투(Ubuntu·아프리카 코사족 말로 ‘네가 있어 내가 있다’는 뜻) 재단’을 출범시켰다. 같은 해 7월에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부산지하철노조가 통상임금 소송으로 사측으로부터 돌려받게 될 체불임금 1000억원(1인당 1000만원 규모)을 신규 채용에 써달라고 해 540명의 고용을 이끌어냈다. 노동운동 일각에서 ‘노동자’들의 돈으로 다른 노동자를 돕는 일에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위원장은 “서울지하철노조가 1987년에 생겼다. 당시만 하더라도 노동자들이 공헌한다기보다는 연대를 ‘받는’ 위치였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정규직 대공장이 뭔가를 받는 게 아니라 함께하는 것이 시대적 소명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직원 1만6000명 중 1만2000명이 민주노총 조합원이다. 3000명은 한국노총, 그리고 수백 명은 최근 ‘콜센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반대하며 출범한 ‘올바른노동조합’ 소속이다. 김대훈 위원장은 “결국 노조의 정신은 같아지리라고 본다. 노동하면 노동자가 되는 것이고, 지금 누리는 노동조건도 우리 힘만으로 이룬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만든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동조합이 담장 안에서 자기 운동을 하는 것도 좋지만, 담장을 넘어서 함께 살아가야 한다. 내 이웃이 노동자이고 자영업자이기도 하니까. 어려운 시기에 함께 사는 방안을 모색하는 게 전태일의 풀빵 정신이다(전태일은 어머니에게 받는 버스비 30원으로 1원짜리 풀빵 30개를 사서 어린 여공들에게 주고 본인은 걸어 다녔다).”

전혜원 기자 woni@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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