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청' 감독 "정치 블랙코미디, 특정인물 지지·저격 않으려 노력" [인터뷰]①

김가영 2021. 12. 11.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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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감독(사진=웨이브)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현실정치를 연상시키되, 특정인물을 저격하거나 편드는 것을 하지 말자고 생각했죠.”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윤성호 감독이 정치 소재의 드라마를 만들며 가장 신경 쓴 것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최근 이데일리와 만난 윤 감독은 “제일 중요한 것은 계속 보고 싶게 만들자는 것이었다”면서 “이 드라마가 10년 뒤에 봐도, 다른 나라에서 봐도 재미가 있고 ‘사람 살고 정치하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라고 생각되길 바랐다”고 전했다.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이상청)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이정은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김성남(백현진 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동분서주하는 1주일간을 그린 작품이다.

‘이상청’은 섬세한 연출력과 독특하고 파격적인 전개,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지며 호평을 받았다. “욕 먹지 말게 만들자”는 마음으로 작품을 제작했다는 윤 감독은 “한국의 실제가 연상되는 것들이 많은데 그걸 지지하거나 저격하진 않는다. 여당, 야당 이름도 넣지 않았다”면서 “드라마에 등장하는 ‘체수처’(체육·문화관련 범죄 수사처)도 공수처를 연상시키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었는데 드라마가 나올 땐 이슈도 아닐 거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처음 웨이브의 제안을 받고 작품을 구상하게 된 윤 감독은 “보통 제작사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기획안을 들고 찾아가는데 저는 웨이브에서 먼저 연락을 주셨다”면서 “정치 블랙코미디를 시트콤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더라. 의뢰가 들어온다고 다 하진 않는데,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영역이면 한다. 제로에서 취재도 하고 작가님도 섭외하고 그렇게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대본 집필까지 직접 참여한 윤 감독은 “남이 쓴 대본으로 연출을 하면 집중하면서 에너지를 쓸 수 있지만, 저는 제가 대본을 써야 연출도 캐스팅도 할 수 있겠더라”면서 “여러 작가님들과 같이 머리를 맞대며 대본을 썼다. 그래서 에피소드별로 메인 작가가 다르다”면서 ‘미국드라마’의 개념으로 ‘이상청’ 집필을 했다고 밝혔다.

윤성호 감독(사진=웨이브)
‘이상청’은 다양한 소재를 녹여낸 드라마로도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의 상황을 반영했고, 최근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는 메타버스까지 녹여냈다.

윤 감독은 “작가님들과 ‘코로나19가 없이 지금 우리나라 정치를 얘기할 수 있을까?’라는 얘기를 했다. 전면 등장 시킨 얘기를 할 수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런데 마스크를 쓰고 나오면 시청자들이 제대로 시청을 할 수가 없다”면서 “그래서 2021년 코로나19가 종식 됐다는 설정을 입혔다. 초반에는 마스크를 쓰고 나오는데 이정은이 장관이 된 후에는 마스크를 벗는다”고 설명했다.

‘이상청’에는 한 종교 집단이 백신을 믿지 않아 백신을 맞지 않고, 대신 마스크를 착용하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윤 감독은 이런 설정에 대해 “결국 허구의 이야기다. 우리가 만든 허구의 세상에서는 백신이 활약을 해 코로나19가 종식됐지만, 분명 그 상황에서도 백신 안 믿는 사람은 있을 거다. 그런데 백신을 안 맞는다고 침을 뱉고 막무가내로 행동하는 게 아니라, 마스크를 쓰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극중에서는 메타버스도 등장했다. 이정은이 ‘N코어’ 회장 하윤주 의장이 가상의 공간에서 회담을 갖는 것이다.

윤 감독은 “저희가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없어서 막상 써놓고 같이 제작하는 친구들 눈치를 많이 봤다”면서 “게임 회사에 협찬을 받게 돼서 게임 회사의 그래픽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림이 재밌으면서 돈을 덜 들이자는 생각으로 해당 장면을 넣었다. 그런데 가져올 만한 소스가 없어서 패닉이었는데 게임 회사에서 협찬이 돼 다행이었다”고 털어놨다.

드라마, 영화, 유튜브 오리지널 드라마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도전을 한 윤 감독은 웨이브와 첫 작업 소감을 묻자 “지금까지 했던 작업들 중에 가장 나이스했다”면서 “국내 OTT라 훈수도 많이 두고 간섭도 할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창작자에게 완전히 믿고 맡겨줬다. 신경을 안 쓰는 느낌이 아니라 배려를 해주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업을 하면서 유니크하고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저도 작업을 하며 국내 OTT에 대한 선입견이 깨졌고 웨이브 오리지널에 대한 좋은 평판을 만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김가영 (kky120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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