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선물.. 장난감은 1년 '이것'은 10년 갑니다 [초보엄마 잡학사전]

권한울 2021. 12.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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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아이들과 어떤 즐거운 시간을 보낼지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보엄마 잡학사전-153] "크리스마스 전통? 모르겠어. 우리 집 크리스마스 전통이 뭔지…." 영화 '올라프의 겨울왕국 어드벤처'에서 자매 엘사와 안나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왕국의 국민들을 위한 깜짝 파티를 계획하지만, 사람들은 종소리만 듣고 금세 집으로 발길을 돌린다. 엘사와 안나가 붙잡아 보지만 사람들은 집안 크리스마스 전통 행사를 준비해야 된다며 집으로 향했다.

자신들만의 크리스마스 전통이 뭔지 몰라 속상해하는 엘사와 안나를 위해 올라프는 스벤과 함께 전통을 찾으러 성밖으로 나간다. 올라프는 첫 번째 집에 찾아가서 노크를 한다. 올라프는 집집마다 돌면서 집안 전통을 알아보고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 집 전통은 다 같이 모여서 사탕 지팡이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상록수 가지들을 문마다 걸어놓는 집, 노르웨이 모습을 딴 대형 쿠키를 굽는 집,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찬송가를 부르는 집, 벽난로 위에 큼지막한 양말을 걸어놓는 집, 맛있는 과일 케이크를 굽는 집, 목도리 스웨터와 벙어리 장갑을 짜는 집 등 크리스마스 전통은 각양각색이었다. 올라프는 각 집안 크리스마스 전통과 관련된 물건을 싣고 성으로 돌아가는 길에 늑대에게 쫓겨 물건을 모두 잃어버린다.

그 시각 엘사와 안나, 그리고 사람들은 올라프를 찾아 밤새 눈 덮인 산을 뒤지며 올라프를 찾는다. 마침내 올라프를 찾은 엘사와 안나는 그제서야 자신들의 크리스마스 전통이 무엇이었는지 깨닫는다. 바로 올라프다. 어릴 적 크리스마스에 둘이 밖에 나와 눈사람을 만들곤 했는데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크리스마스 전통이라고 하니 뭔가 거창하고 특별할 것 같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날 밤 엘사와 안나, 사람들은 눈과 얼음이 가득한 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크고 거창하진 않지만 우리 집도 크리스마스 전통이 있다. 11월 말만 되면 남편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 장식한다. 트리 위의 별은 아이들 몫이다. 아이들은 아빠 품에 안겨 높이 올라가 별을 달고는 크게 기뻐한다.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빛이 환하게 빛나고 주말 저녁에는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빨간 초에 불을 켜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매일 저녁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으며 한 달을 기다리면 산타 할아버지가 트리 밑에 선물을 두고 간다.

나뭇잎 떨어지고 찬바람 부는 겨울을 기다려본 적이 없지만, 이 조그마한 의식들이 모여 하나의 전통이 되고 나니 나 역시 아이들과 겨울을 기다린다. 아이들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거실에 나와 불을 밝히는 순간부터 크리스마스 당일까지 산타 할아버지에게 어떤 선물을 받고 싶은지, 그러려면 어떤 착한 일을 해야 하는지 매일같이 쫑알거리며 시간을 보낸다. 거창하진 않지만 우리 가족만 오롯이 즐기는 이 의식을 아이들이 언제까지 좋아할지, 언제까지 기억할지는 모른다. 다만 언젠가 내 아이가 장성해 자식을 낳고 아이들이에게 크리스마스에 무얼 해주면 좋을지 고민할 때 한 번이라도 우리 가족만의 의식을 떠올려준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 것 같다.

거창할 필요는 없다. 크리스마스날 다같이 둘러앉아 케이크를 먹어도 되고, 쿠키를 굽거나 문앞에 양말을 걸어놓거나 가까운 곳으로 여행을 가도 좋다. 아이들이 크리스마스와 함께 떠올릴 가족의 기억이라면 그 어떤 것이어도 상관없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크리스마스, 아이들과 어떤 즐거운 시간을 보낼지 계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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