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프·폐지값 진정됐지만 실적은 양극화.. 골판지 웃고 화장지 울고

정민하 기자 2021. 12. 1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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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펄프(섬유나 종이의 원료)·폐지 등 종이를 만드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제지업계의 지종(紙種)별 수익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11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올 5월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한 펄프값은 지난달에 올 2월 수준으로 하락했다.

자원순환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폐지(신문지) 가격은 1㎏당 152원으로, 올 4월 이후 7개월 만에 보합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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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을 이어가던 펄프(섬유나 종이의 원료)·폐지 등 종이를 만드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제지업계의 지종(紙種)별 수익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11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올 5월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한 펄프값은 지난달에 올 2월 수준으로 하락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공개한 원자재가격정보를 보면 11월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의 가격은 1톤(t)당 675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5월 t당 925달러를 기록한 펄프값은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885달러로 보합세를 보이다, 지난달 들어 약 23.7% 하락했다.

그래픽=이은현

폐지 가격 역시 최근 상승세가 주춤한 상태다. 자원순환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폐지(신문지) 가격은 1㎏당 152원으로, 올 4월 이후 7개월 만에 보합을 기록했다. 폐골판지도 9월 149원에서 10월 147원으로 올 들어 처음 하락한 뒤, 지난달까지 같은 값을 이어갔다. 제지 생산원가 중 펄프를 포함한 원재료 비중이 약 50%에 달하는 업계 특성상 이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최근 1~2달 가격만 보고 안정세를 논하기엔 다소 이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지업계는 원자잿값이 다시 급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원가 부담은 줄게 됐지만, 각 제지업체가 주력하는 상품 종류에 따라 기업별 실적은 희비가 갈리고 있다. 종이는 크게 인쇄용지(기록물)·산업용지(포장)·위생용지(화장지)·특수지 등으로 구분한다. 산업용지는 택배박스 등에 쓰이는 골판지와 제과·의약품·화장품 포장재로 쓰이는 백판지로 나뉜다.

국내 주요 골판지 업체들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1위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인 태림포장(011280)은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91% 증가한 62억원, 매출은 27% 오른 1791억원을 기록했다. 상자 포장지 중 표면지 1위 기업인 아세아제지(002310)도 같은 기간 매출 2309억원, 영업이익 1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88%, 62.32% 증가했다.

그러나 인쇄용지, 위생용지 등을 취급하는 한솔제지(213500)깨끗한나라(004540)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4%, 82% 줄었다. 한솔제지의 경우 산업용지만 250억원의 흑자를 냈을 뿐, 인쇄용지와 특수지는 각각 70억원 8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깨끗한나라는 작년 1분기 영업이익이 187억원을 찍은 이후, 1년 6개월 연속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창고에 쌓여있는 골판지 상자의 모습.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제공

지종별 기업 실적 차이가 나는 배경은 한 가지로 설명하긴 어렵다. 우선 인쇄·특수용지 업체들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대면 근무 및 비대면 수업 활성화로 인쇄용지 수요가 급감했다. 외식·여행 등 소비활동이 위축되면서 영수증과 같은 특수용지도 사용이 줄었다. 위생용지의 경우 외국산 저가 화장지·마스크 등 공급 과잉으로 경쟁이 심화됐다. 이에 반해 골판지 업계는 제품 가격 인상·일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개편 등으로 ‘금(金)판지’로 불리고 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골판지를 만드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성장세가 크게 차이가 나다 보니 너도나도 골판지 관련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분위기”라면서 “이미 가격이 많이 오른 펄프 및 폐지 가격이 빨리 안정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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