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밥·샌드위치 먹으러 카페 가요.. 커피숍 효자 된 식사메뉴

김은영 기자 2021. 1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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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전문점, '카밥족' 겨냥한 식품 메뉴 인기
최근엔 비건 메뉴 등 건강식 늘어

커피숍에서 한 끼를 때우는 ‘카페식(食)’ 문화가 확산하면서 식품이 커피 전문점의 효자 품목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엔제리너스의 베트남식 샌드위치 ‘반미 샌드위치’는 올해 3분기 판매량이 50만 개를 넘어섰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반미 샌드위치는 지난해에 110만개가 판매된 데 이어, 올해 누적 판매량 150만 개에 달하는 효자 메뉴로 부상했다.

이디야의 '구운 주먹밥'. /이디야커피 제공

기존 커피숍이 미리 만든 샌드위치를 데워서 파는 것과 달리 엔제리너스는 주문이 들어오면 만드는 즉석조리 방식을 적용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반미 먹으러 엔제리너스 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협업도 활발하게 해 앞서 삼양식품(003230)과 ‘불닭 반미’를 이달의 메뉴로 선보인 데 이어, 최근에는 동원참치와 협업해 ‘동원참치 반미’를 출시했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의 대표 식사 메뉴인 반미를 재해석해 한국인 입맛에 맞춰 쌀로 만든 바게트로 사용해 만들었다”며 “지난 2월에는 한 달간 20만 개가 넘게 판매될 만큼 시그니처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가 지난달 출시한 ‘구운 주먹밥’ 2종은 출시 3주 만에 10만 개 이상이 판매됐다. 이 회사는 2019년부터 대만식 샌드위치, 피자 등 식사 대용 메뉴를 개발해 선보인 결과 제과 상품군의 판매량이 5년 사이 122% 증가했다. 이디야커피 관계자는 “계절 메뉴로 선보인 호떡도 2달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 개를 돌파했다”며 “겨울 먹거리 메뉴의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들은 카페에서 오래 머물며 일하거나 공부하는 고객들을 겨냥해 디저트와 간식 등 식품 메뉴를 늘려왔다. 커피 한 잔 가격이 5000원 안팎인데 반해, 식사 메뉴는 6000~8000원대로 음료값보다 높아 객단가를 높일 수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감염증 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 이후엔 커피를 배달시켜 먹는 이들이 늘면서 무료 배달이 가능한 금액에 맞추 맞추기 위해 음료 외 식품류를 함께 주문하는 이들이 늘었다. 이에 커피숍들은 음료 못지 않게 식품군의 신메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엔제리너스의 반미 샌드위치. /롯데GRS 제공

할리스는 2017년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을 겨냥해 플레이트라는 이름으로 식사 메뉴를 선보인 이후 100여 종 이상의 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수플레 오믈렛 라이스, 치킨 크림 리조또 등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는 식사 메뉴를 판매하는데, 매년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건강(Healthy)과 맛(Delicious)을 고려한 ‘헬시셔스’ 샌드위치를 출시했다. 세계적인 통곡물 전문 브랜드 로만밀의 통밀 식빵을 사용하고 신선한 야채를 결합해 간편하면서도 균형감 있는 영양 섭취가 가능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할리스는 올 초 브랜드 정체성(BI·Brand Identity)을 변경하면서 로고에서 ‘COFFEE(커피)’를 뗐다. 커피를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메뉴와 상품(굿즈)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스타벅스도 식품 부문의 매출이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다. 샌드위치, 케이크, 샐러드, 파스타 등으로 구성된 밀(Meal·식사) 박스와 수프 등 100여 종을 운영 중이다. 전체 매출 중 식품 매출은 15% 이상이다. 스타벅스에 빵류를 납품하는 신세계푸드(031440)의 매출도 2015년 533억원에서 지난해 1350억원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에는 다양한 취향을 고려해 식물성 대체육과 소스를 사용한 비건 메뉴와 40만여 명의 고객들이 참여해 레시피를 완성한 ‘별의별 샌드위치’ 등을 선보였다.

한 커피숍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커피숍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커피와 음료의 수준이 상향 평준화됨에 따라 식사 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식품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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