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신이 되려는 인간, 금을 탐하다

정성택 기자 2021. 12. 11.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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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은 인간에게 부와 권력을 넘어 영원한 가치를 상징한다.

예술가들이 금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중세와 르네상스에 걸쳐 예수나 성모 그림에는 황금 채색이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금이 모든 예술가들로부터 융숭한 대접만 받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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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예술가를 매혹한 불멸의 빛/헤일리 에드워즈 뒤자르댕 지음·고선일 옮김/112쪽·1만8000원·미술문화
금(金)은 인간에게 부와 권력을 넘어 영원한 가치를 상징한다. 예술가들이 금을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다르지 않다. 기원전 2000년 제작된 이집트 투탕카멘의 황금 마스크는 그가 왕권은 물론이고 신권까지 구현하려고 했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성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에 걸려 있는 6세기 유스티니아누스 황제의 모자이크 초상도 금색 타일을 사용해 신으로부터 왕권을 부여받은 자를 표현하고 있다.

중세와 르네상스에 걸쳐 예수나 성모 그림에는 황금 채색이 빠지지 않았다. 초기 르네상스 화가 프라 안젤리코의 ‘수태고지’에서 그림을 관통하는 한 줄기 빛과 성모의 후광, 천사의 날개는 모두 금색이다.

하지만 금이 모든 예술가들로부터 융숭한 대접만 받은 것은 아니다.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 ‘아메리카’(2016년)는 금으로 된 양변기다. 이탈리아 예술가 마우리치오 카텔란은 이 작품을 전시실이 아니라 실제 화장실에 설치해 관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저자는 금과 화장실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설정함으로써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설명한다.

서양미술사와 복식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금을 소재로 한 예술작품 37점을 소개했다. 해당 작품의 의미와 더불어 숨겨진 이야기, 금 함량에 따른 색조 변화 등 금에 얽힌 다양한 지식도 얻을 수 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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