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자·목살·프렌치토스트·젤라토… 죄책감 없이 음미하고 싶다면?

김성윤 음식전문기자 2021. 12.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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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주말] 두 여성 CEO의 단골
김지양·이은빈 대표
서울 망원동 '몰토베네'의 프로슈토 에 루콜라 피자, 풍기 피자, 라구 콘 멜란자네 피자(앞에서부터)./장은주 영상미디어 객원기자

원래는 ‘여성 창업자와 일’에 대한 책을 내려 했다. 하지만 플러스사이즈 의류 쇼핑몰 대표 겸 모델 김지양씨와 블렌딩 티(tea·차) 전문 기업 ‘알디프’ 대표 이은빈씨는 대화를 나눌수록 둘이 가장 크고 환하게 웃는 순간은 “먹는 이야기를 할 때”라는 걸 깨달았다. 그렇게 ‘죄책감 없이 먹는 게 소원이야’(북센스)가 나왔다. 우리집표 미역국, 엄마가 직접 누른 누룽지, 어릴 적 이모 집에서 맛본 파운드케이크, 유년의 추억을 떠올리는 버터크림빵 등 외롭고 슬프고 그리울 때 보듬어준 솔푸드 28가지를 맛깔난 글솜씨로 코스 요리처럼 차려낸 에세이다.

“팟캐스트를 진행하며 죄책감 없이 먹는다는 것이, 미에 집착하는 대한민국 여성에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실감하곤 했다”는 김지양씨는 “음미하면서 식사하라”고 독자들에게 권한다. “그러다 보면 위장이 행복으로 가득 차는 것을 느낄 거예요.”

두 저자에게 “죄책감 느끼면서도 찾게 되는 단골 맛집” 4곳을 꼽아달라고 청했다.

몰토베네

“이탈리아 피자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준 곳이에요. 감히 대한민국에서 가장 맛있는 피자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곳이죠. 서울 합정동으로 이사 와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은빈 대표님 소개로 가게 됐어요. 노련한 직원들이 추천하는 피자는 늘 옳아요. 때때로 메뉴가 바뀌니 유의하시고요.”(김지양)

피자를 맛, 플레이팅(담음새), 접시, 분위기 등에서 파인다이닝(fine dining·고급 외식) 레스토랑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껍질은 얇고 바삭하면서 속은 부드럽고 촉촉한 모순적 식감의 빵에 프로슈토 햄, 버섯은 물론 파스타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라구 소스까지 얹은 실험적인 피자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피자 메뉴가 1~2개월마다 바뀌어 자주 찾는 단골들도 물리지 않게 했다. 피자 전문점으로 알려졌지만 파스타, 전채, 스테이크, 디저트 등 이탈리아 음식 전반을 빠짐없이 만족스럽게 맛볼 수 있다.

프로슈토 에 루콜라 피자 3만원, 풍기 피자 2만4000원, 라구 콘 멜란자네 피자 2만8000원. 서울 마포구 성지3길 67, (02)6407-5678

유정식당

“밤새워 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들어오는 시장 상인, 무거운 짐을 양손 가득 든 소매상인 등 동대문을 거점으로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에게 지표가 돼주는 식당이에요. 목살찌개는 2인분 이상 시킬 수 있는데 김치·된장·청국장 3가지 버전으로 주문 가능해요.”(김지양)

동대문시장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오래전부터 유명한 집이다. 온갖 메뉴를 다 내는 식당은 대개 맛이 없다. 하지만 이곳은 찌개부터 돈가스, 물냉면까지 다양하면서도 두루 괜찮다. 밥을 국사발 가득 퍼 담아 줄 만큼 인심도 넉넉하다.

목살찌개 1만4000원, 청국장·된장·김치·순두부·참치·부대·버섯찌개 각 7000원, 제육·오징어볶음 각 8000원. 쌈밥 1만2000원. 서울 중구 마장로1길 28-5, (02)2232-5727

키오스크

“달콤하고 부드러운 프렌치토스트가 생각날 때가 있어요. 하지만 막상 브런치 전문점의 거대한 프렌치토스트를 혼자 먹다 보면 질리기도 하고, 무엇보다 따뜻할 때 먹어야 더 맛있는 음식인데 식고 말지요. 서울 망원동에 있는 이 작은 매장에서는 단돈 3000~4000원에 프렌치토스트를 종일 즐길 수 있어요. 다른 곳보다 크기가 작아 끝까지 따뜻함이 유지돼요. 작아 보여도 하나로 충분할 만큼 달고 만족스럽고요. 여름엔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올리거나 라임 글레이즈를 더하고, 겨울엔 절인 사과를 올려 먹어요.”(이은빈)

흔치 않은 프렌치토스트 전문점. 프렌치토스트만 나오는 ‘플레인’에 토핑을 입맛대로 올리면 되는데, 하나씩만 추가 가능하다. 간판이 눈에 띄게 달려 있지 않아 찾기 어려울 수 있다. ‘어쩌다가게’라고 쓰여 있는 흰색 건물 3층에 숨은 듯 자리하고 있다.

플레인(기본 프렌치 토스트) 3000원, 라임 글레이즈·절인 사과·절인 딸기 등 토핑 추가 1000원, 오븐에 구운 토스트 5000원.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9길 74

젠제로

“제철 재료로 신선하게 매일 만드는 젤라토를 맛볼 수 있어요. 시그니처(대표 메뉴)인 ‘감태 캐러멜’ ‘밤꿀과 고르곤졸라’는 아이스크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한입 먹으면 눈이 번쩍 뜨일 거라고 장담해요! 참기름이나 수삼을 넣은 젤라토 등 매 시즌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점도 좋아요. 젤라토에 이탈리아 스타일로 올리브오일을 뿌려 먹는 맛이 궁금하세요? 젠제로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이은빈)

서울 삼성동에 있는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 젤라토 전문점. 흔히 아이스크림 재료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천연 재료를 활용해 화제가 됐지만, 젤라토 자체가 국내에서 이만한 곳을 참기 힘들 정도로 기본이 탄탄하다.

젤라토 컵·콘(2가지 맛) 각 5000~8000원, 소포장(3가지 맛) 1만9000원, 중포장(4가지 맛) 2만6000원, 대포장(4가지 맛) 3만8000원. 서울 강남구 선릉로126길 14 예우빌딩 1층, (02)543-1261

김지양씨와 이은빈씨가 쓴 에세이 '죄책감 없이 먹는 게 소원이야'./북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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